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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보기] 신라의 그 미소, 정녕 아름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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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낙 논설위원
이성낙 논설위원

근래 ‘멀리서 들려오는 웃음소리 (Aus der Ferne)’를 통나무(느티나무, Zelkova)에 조형화한 작품의 영상자료를 받고 무척 감탄한 바 있습니다. 최인수(崔仁壽, 1946~) 서울대 명예교수가 보내준 영상자료를 받고, 작가는 바로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언급한 질료(質料, Matter)와 형상(形相, Form)을 전하고 있는가 싶어 더욱 그러하였습니다.

자연스레, ‘신라의 미소’를 떠올리고는 마음이 푸근해졌던 것을

최인수 (1946~ ) '멀리서' 2023. 느티나무, 11,5 x 12,8 x 7,9 cm. 개인 소장
최인수 (1946~ ) ‘멀리서’ 2023. 느티나무, 11,5 x 12,8 x 7,9 cm. 개인 소장

기억하며 돌아보게 됩니다. ‘얼굴무늬수막새’(慶州人面文圓瓦當) 와당(瓦當), 일명 ‘신라의 미소’(보물 2010호)로 1970년대 국내 고미술계는 물론, 많은 사람에게 반갑고도 큰 놀라움으로 다가왔습니다. 크나큰 낭보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주해: 수막새는 목조건축 지붕의 기왓골 끝에 사용되었던 기와)

여기에는 박일훈 (朴日薰, 1912 ~1975, 관장 재임 1951~1952, 1963~1973) 전 국립경주박물관 관장의 조용하지만, 엄청나게 큰 행보(行步)가 있었기에 가능하였습니다. 박 관장은 50여 년 전인 1972년에 일본으로 건너간 그 와당을 찾아 나섰던 것입니다.

박 관장은 일제강점기 경주 야마구치(山口)

경주얼굴무늬수막새. 선덕여왕 6세기 추정. 출토지: 경주시 영묘사지(靈廟寺地) 추정. 토재(土材) 지름 11,5 cm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경주얼굴무늬수막새. 선덕여왕 6세기 추정. 출토지: 경주시 영묘사지(靈廟寺地) 추정. 토재(土材) 지름 11,5 cm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의원에서 근무한 다나카 도시노부(田中敏信, 1905~1993) 선생이 1944년 귀국하면서 ‘얼굴무늬 수막새’를 일본으로 가져갔다는 것을 알고 있었나 봅니다. 그 찾음의 첫걸음으로 일제강점기 시절 그의 옛 스승 오사카 로쿠손(大坂六村, 1877~1974)를 찾아가 그 ‘인면문와당이 지금 어디 있나요? 다나카라는 분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이라고 운을 띄웠다고 합니다.

그러자 당시 96세의 노스승이 “다나카가 지금 기타큐슈(北九州)에서 개업 의사로 일하고 있다”라고 하셨답니다. 다나카 씨가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언질을 받자, 박 관장은 “그렇다면 선생님이 그 와당을 경주박물관으로 기증하도록 주선해 보시면 어떻겠냐”고 부탁하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서울경제(2018.10.2.). 국가유산청, 박일훈 관장 유족]

다나카 씨가 경주박물관 박일훈 관장에게 준 증정서. 1972년[쇼와(昭和) 47년] 10월 14일에 쓴 증정서에는 “보는 이의 마음 깊이 감명을 주는 기와를 작업한 와공의 절절한 정성을 생각할 때 느끼는 바가 있어 신라의 국토에 안주의 땅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박일훈 관장 유족 제공, Wikipedia에서) 
다나카 씨가 경주박물관 박일훈 관장에게 준 증정서. 1972년[쇼와(昭和) 47년] 10월 14일에 쓴 증정서에는 “보는 이의 마음 깊이 감명을 주는 기와를 작업한 와공의 절절한 정성을 생각할 때 느끼는 바가 있어 신라의 국토에 안주의 땅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박일훈 관장 유족 제공, Wikipedia에서) 

그래서 다나카 선생은 소장품 ‘얼굴무늬 수막새(일명, 신라의 미소)’를 박 관장에게 돌려보내 주는 큰 결심을 하였다고 합니다. 다나카 선생이 박 관장에게 보내온 ‘증정의 글(贈呈의 辭)’에서 한 진정한 문화예술인의 담백한 인품과 예술품을 사랑하는 바르고도 따듯한 마음을 절절한 심정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다나카 선생은 1972년 10월 국립경주박물관을 직접 찾아와 소장품을 기증하였다고 합니다.

 박일훈(왼쪽) 경주박물관장과 다나카 도시노부씨. 1972년 10월;
 박일훈(왼쪽) 경주박물관장과 다나카 도시노부씨. 1972년 10월;

고 박일훈 관장의 발자취에서 참으로 자랑스러워할 우리 ‘문화예술 지킴이’의 또 다른 본보기를 보면서, 바로 1400년이란 오랜 세월 동안 ‘얼굴무늬 수막새’에 담긴 그 미소가 오늘 우리 사회에 전하는 전명(傳命)을 생각하게 됩니다.

“빙그레 웃는 미소, 그 소리조차 없는 웃음을 생각해서라도, 작금의 우리 사회는 제발 조용히 오순도순 지내야 한다”라는.

데일리임팩트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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