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수익률이 인접국 증시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 채 상반기를 마감할 것으로 보인다. 남은 한 달 동안 극적인 랠리가 없는 한 사실상 간극을 좁히기 힘들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 분리과세, 상속세 인하 등 실효성 있는 법 개정이 병행되지 않는 한 이 같은 소외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30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연초 이후 이날까지 기록한 수익률이 -1.29%로 집계됐다. 올해 2669.81로 시작한 지수는 지난 1분기 말 2779.40(3월 26일 장중)까지 오르면서 2780선에 근접하기도 했지만 이달 중순 이후 기세가 꺾이면서 다시 연초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주변국 벤치마크 지수 가운데 이 기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지수는 사실상 코스피 지수가 유일하다. 동아시아권역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지수는 국내 경제 및 증시와 높은 유사성을 보이고 있는 대만 자취엔 지수로 상승률이 20%에 육박한다.
그 뒤를 이어 일찌감치 증시 부양 정책인 밸류업 프로그램을 실시한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14.32% 올랐고 국내에서 대규모 투자 손실 사태를 불러온 홍콩 H지수도 반등 폭이 13.90%나 된다. 중국 본토 대표 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보다 못하지만 4% 넘게 뛰었다.
중국의 코스닥이라 할 수 있는 선전종합지수가 같은 기간 0.17%가량 내렸지만 성격상 코스닥 지수와 비슷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만 뒷걸음질하고 있는 상황이다.
범위를 동남아시아나 서아시아 지역으로 넓혀도 코스피 지수 부진은 가려지지 않는다. 우선 인도 뭄바이증권거래소(BSE)에서 산출하는 센섹스 지수도 큰 폭 상승세를 보이지 못했지만 올해 들어 2.52%가량 올랐고 말레이시아 KLCI 지수는 10.43% 올랐다. 유일하게 인도네시아 IDX 지수만 3.79% 하락하며 코스피 대비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한국을 포함해 일본과 중국, 대만이 증시 저평가를 타개하겠다며 밸류업 정책을 실시하거나 상장사 밸류에이션 관리에 나섰지만 유독 국내 증시만 홀대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증시 상승 모멘텀이 될 수 있는 가시적인 재료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은 10년 전부터 정책적으로 증시 활성화에 나선 가운데 최근에는 엔저 현상 덕을 보며 랠리가 이어졌고 반도체와 전자 업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자취엔 지수는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 기대감이 반영된 게 지수 고도를 크게 높였다는 것이다.
코스피 수익률과 간극이 비교적 작은 중국 증시는 지난 2월 중국판 밸류업 프로그램인 ‘신(新) 국9조’를 발표하면서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면서 중국 증시 전반에 걸쳐 투자심리를 개선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비슷한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아시아 지역에서 코스피 소외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현재 상황에서 더 강력한 제도적 지원 장치들이 나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황 연구위원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나 배당 분리과세 등이 법 개정을 통해 시행한다면 밸류업 효과는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여기에 이사회의 선관주의 의무 보완, 상속세 인하 등 주가 진작 차원에서 추상적인 현재 지원책보다 더 뚜렷한 방안이 도출돼야 코스피 수익률도 속도감 있게 개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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