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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공정 중 땀 한 방울이라도 웨이퍼에 떨어지면 불량이 됩니다.”
29일 찾은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SK실트론 2공장. 김학승 SK실트론 부사장은 공장을 찾은 외부인에게 “0.0000001%의 불순물도 유입돼서는 안 된다”고 신신당부했다. 불순물이 포함되면 그 즉시 불량품이 되기 때문이다.
이 공장에서는 반도체 웨이퍼(원판)의 불순물을 씻는 데 쓰이는 물을 생산한다. 이른바 ‘초순수’이다. 물의 구성 요소인 수소와 산소만 남기고 무기질과 박테리아 등을 전부 제거해 총유기탄소량 농도를 1ppb 이하로 만드는 것이다. 어떠한 불순물도 용납이 안 되는 반도체의 ‘생명수’를 제조하는 국내 1호 초순수 실증 플랜트의 풍경이었다.
국내 반도체 제조 공장은 41년간 초순수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해왔다. 기술 진입장벽도 높지만 일본산을 쓰는 게 더 경제적이라는 판단에서 개발에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한일 간 과거사 갈등으로 인해 일본이 수출통제에 나서면서부터다. 환경부는 2021년부터 총 443억여 원을 들여 개발을 지원했다. 국산화에 착수한 지 3년 만에 실증 플랜트 설계·시공을 완료하고 올해 2단계에 돌입했다. 하반기부터는 운영과 제품 검증을 거쳐 이르면 8월 양산용 웨이퍼에 국산 초순수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예정보다 1년 빨리 양산에 성공한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100% 기술 자립이 완료되면 해외 수출의 기반도 동시에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장 내에는 일본 설비를 통해 초순수를 생산하는 플랜트 건물이 5호까지 설치돼 있었다. 국산화 초순수 생산 설비는 6호 건물에 설치돼 수질 분석과 제품 검증을 24시간 하고 있었다. 6호 건물에도 일본과 국산 설비가 나란히 설치돼 한일 간 설비 비교도 가능했다. 이온을 분해하는 공정과 물속 기포 제거 과정 등이 플랜트 내에서 연속적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걸러진 물은 최종적으로 머리카락 두께의 1000분의 1 크기 구멍이 있는 UF막을 통과하게 됐다. 이 과정을 거치니 초미세 입자까지 제거돼 ‘초순수’가 완성됐다.
이경혁 K-water연구원 수석연구원은 “2021년 해외에서 21조 원 규모였던 초순수 해외시장은 불과 3년 새 23조 1000억 원까지 성장했다”며 “국내 시장도 당초 2040년까지 2조 3000억 원 규모에서 4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치를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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