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4·10 총선에서 108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게 “행운이었다”며 “나라를 위해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안 된 게 다행”이라는 따끔한 내부 지적이 나왔다.
인명진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강연자로 나서 국민의힘이 지난 4·10 총선에서 108석을 얻은 데 그친 데 대해 “나라를 위해 다수당이 안 되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인 전 위원장은 이날 ‘위기와 극복, 그리고 헌신’을 주제로 특강에 나섰다.
그는 “우리가 108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가지게 됐다. 근데 이런 성적표 가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낮은 대통령 지지율이 2년 내내 지속됐다. 이때 우리는 알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적인 정치적 판단을 한다면 그런 상황 속에서 선거를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를 알고 위기감을 가지고 대처를 했어야 한다”며 “(그런데 총선 당시) 밖에 들리는 소문으로는 ‘101석만으로 된다’는 말을 지도부에서 한다는 얘기가 들려왔다”고 했다.
이어 “두 손 놓고 있는 것 같았다”며 “선거가 코앞인데 당 대표를 바꾸고, 비대위원장을 세웠다. 비대위를 세우는데 비대위원장이 구의원 선거도 안 해본 사람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대통령 임기 중에 있는 선거는 중간평가”라며 “중간 평가이면 대통령실에서도 긴장을 해야 했다”며 “그런데 대통령께서도 정치적 경험이 없는 분이지만 정무수석은 국회의원을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이 갔고, 시민사회수석은 ‘시민’의 ‘시’ 자도 모르는 앵커가 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고 선거를 치뤘다? 108석을 얻은 것도 너무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행운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이런 상황 속에서도 선거를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면 ‘정치 문외한’”이라고도 했다.
인 전 위원장은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우리가 주저앉을 순 없다. 스스로 자책만 하고 있을 순 없다”며 “우리가 이 시련을 잘 극복해야 자유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이고 대한민국을 다시 세울 수 있다”고 격려했다.
이어 “이러나 저러나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용산과 거리를 둬야 하느니, 수직 관계니 그런 말을 하지만 대통령과 당은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이 변하거나, 혹은 대통령실이 변해서 되는 게 아니고, 둘 다 책임감을 가지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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