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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회장 선거가 내달 치러지는 가운데 3명의 후보들은 회계 투명성 없이는 자본시장 밸류업도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논의 중인 우수 밸류업 기업의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면제는 소탐대실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란 지적이다. 회계산업을 둘러싼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각 후보들은 정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대외 교섭력, 40년 전문성, 젊은 피를 저마다의 강점으로 내세우며 접전을 예고했다.
30일 한공회에 따르면 내달 19일 정기총회에서 전자투표 방식으로 2만 6000여 명의 회계사들을 대변하는 신임 회장이 선출된다. 이번 선거에는 최운열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정희 딜로이트안진 회장, 나철호 재정회계법인 대표가 각각 기호 1~3번으로 출마했다. 전체 유권자의 70%에 달하는 2030 표심이 어디로 향하는 지가 승리를 가를 전망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신외부감사법(이하 신외감법)’ 후퇴를 막고 금융당국에 제 목소리를 낼 것을 다짐했다. 특히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배구조가 우수하다고 평가받으면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를 면제해주는 정책을 논의하는 것을 비판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란 상장사 등이 6년 간 감사인을 자율적으로 선임한 후 다음 3년은 금융위원회로부터 감사인을 지정받도록 하는 제도다. 기업들은 이 제도가 감사 단가 상승 및 감사시간 증가를 야기한다고 완화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최 전 의원은 “코리아디스카운트 발생 이유는 재벌에서 기인한 지배구조의 후진성과 회계의 불투명성 탓”이라며 “지정감사제를 면제해주는 인센티브는 결과적으로 밸류업이 아닌 밸류다운을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 2017년 20대 국회에서 주기적 지정제를 도입한 주역으로 1950년생의 고령이지만 국회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권, 학계 등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공약을 실행에 옮길 적임자라는 판단이다.
기호 2번 이 회장 역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로 대표되는 신외감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를 밸류업 프로그램에 포함시켜서는 안된다”며 “외부감사제도가 투명하고 정확하게 작동해야 회계투명성이 높아지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회장은 나아가 회계산업 전체의 발전을 위한 국회 내 회계포럼(가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 회장은 평사원으로 입사해 대표·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72년생으로 후보 중 가장 젊은 기호 3번 나 대표는 한공회 선출 감사 및 부회장직을 맡는 등 회원들과 가장 접점이 많은 후보로 꼽힌다. 2년 전 회장 선거에서는 고배를 마셨지만 40% 이상의 지지율을 얻기도 했다. 나 대표는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는 회계개혁의 양대 축 중 하나인데 기업들의 요구로 자꾸 예외를 둬선 안된다”며 “회계는 전문영역인데도 불구하고 정치권과 기타 이해집단이 나서 정책을 결정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만큼 구심점이 돼 한 목소리를 내는 강한 회계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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