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가 4년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 구성을 두고 여야가 제대로 협상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국회 가동은 7월이 넘어서야 가능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 구성은 실천하는 개혁국회를 만드는 첫걸음”이라며 “여당과 충분한 대화와 협의를 하겠지만 마냥 미루지 않겠다. 논의가 지지부진하거나 공전 시 국회법에 따라 원칙적 원 구성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다음 달 5일 열릴 첫 국회 본회의에서는 의장단 선출 표결이 진행된다. 민주당은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에 우원식 의원, 민주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로 이학영 의원을 각각 선출했지만, 국민의힘 몫 부의장 후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또 ‘원 구성은 첫 집회일부터 3일 이내에 실시해야 한다’는 국회법에 따라 7일 본회의에서 각 상임위원장 선출이 이뤄진 후 정식 개원식이 열린다. 그러나 여야가 원 구성 협상을 시작한 1988년 13대 국회 이래 단 한 번도 법정 기한을 맞춘 적이 없다. 역대 최단 기간은 20대 전반기 국회(14일)이고 최장은 14대 전반기 국회(125일)다.
민주당은 법제사법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포함 11개 상임위를 차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안심사의 최종관문인 법사위를 여당에 넘긴다면 각종 개혁 입법에 차질이 생기고, 대통령실을 담당하는 운영위를 넘기면 대통령실이 연루된 각종 의혹 해명이 어려워진다는 논리다.
여당이 끝내 반대하면 국회법에 따라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할 수도 있다고 엄포하고 있다. 이미 민주당은 21대 국회 전반기에 단독 원 구성을 한 바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22대 국회는 여야가 합의한 국회법이 정한 대로, 국회법에 따라 운영되는 국회가 돼야 한다”며 “원 구성 합의에서부터 국회법 정신이 지켜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민주당 요구대로 원 구성을 처리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법사위는 원내 2당의 몫, 운영위는 집권 여당의 몫”이라며 이른바 관례를 내세워 저항하고 있지만, 민주당의 강행 드라이브를 현실적으로 막을 수단이 없어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워크숍 등에서 “여당 몫인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을 민주당이 차지하겠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여야 논의에 진전이 없다”고 토로했다. 또, “21대 국회 초반기 민주당이 대통령·국회의장·법사위원장까지 하다 보니까 일사천리로 법들을 다 통과시켰는데 ‘임대차 3법’ 때문에 나라가 얼마나 망가졌느냐”며 “민주당이 국회 전통과 관례를 존중하고 견제와 균형의 상생의 정치를 하라고 우리가 호소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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