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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대 초중반으로 재차 예측했다. 공급측 요인이 완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국제유가는 최근 뚜렷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농산물 가격 상승도 둔화하는 모습이다. 다만 고환율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이 아직 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리는 원인이 된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올해 들어 2~3월(3.1%)을 정점으로 상승세가 점차 꺾이는 모양새다.
정부도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가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7일 “공급측 요인들이 조금씩 완화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 3.1% 정점에서 4~5월 더디지만 하락세를 보인다”며 “특별한 추가 충격이 없다면 당초 전망대로 하반기 2% 초중반에서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표적인 공급 요인인 국제유가는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5월 넷째 주 두바이유 평균 유가는 83.7달러로 전월 같은 기간(88.3달러)보다 5달러 가까이 하락했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국세거시금융실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대선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는 유가의 지나친 상승을 막고 막대한 재정적자를 겪고 있는 사우디는 유가의 지나친 하락을 막는 형국”이라며 “중동분쟁 요소를 제외하면 (유가는) 계속해서 70~90달러 구간에 머무르면서 장기적으로는 완만한 하향세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 상승의 주범이었던 농산물 가격 상승도 둔화세다. 한국은행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농림수산품은 전월 대비 3% 하락했다. 축산물이 1.6% 올랐지만 농산물과 수산물이 각각 4.9%, 4.2% 내렸다.
이처럼 유가와 농산물 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완화됐지만 고환율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할 정도로 오르며 수입 물가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4.4원 오른 1379.4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43.68로 1년 전보다 2.9% 오르며 1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수입물가 상승은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 도입 단가가 크게 오른 영향이 크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수입물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린다.
정 실장은 “미국 통화정책 완화가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에 따라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고환율을 보일 것”이라며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고조되는 시점부터 하락세(원화 강세)로 전환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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