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을 통한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지속해서 미뤄지고 있다. 회사별 비교가 가능하도록 상품 조건을 맞추는 과정에서 보험사 간 이견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당초 표준화가 어려운 상품을 비교·추천 서비스에 맞추려다 보니, 상품 차별점과 다양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당초 4월로 예상됐던 카카오페이 내 펫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가 5월, 6월로 재차 연기되고 있다. 보험 비교·추천은 금융당국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카카오, 네이버, 토스 등 플랫폼에서 여러 보험사 상품을 비교하고 추천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플랫폼들은 지난 1월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을 시작으로 보험상품 범위를 펫보험 등으로 넓히고 있다. 다만 펫보험에선 보험사 사이 입장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손해보험사들은 펫보험 상품을 보험기간 1~3년의 일반보험으로 출시할지, 장기보험으로 내놓을지도 정하지 못한 상태로 전해진다. 통상 일반보험은 기간이 짧은 만큼 장기보험보다 저렴하다. 형태 자체가 달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상품 보장 범위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담보를 단순 관절질환이나 피부병 등으로 가볍게 구성하고 싶은 회사가 있는 반면, 입·통원비와 수술비까지 상품을 폭넓게 설계하고 싶은 보험사도 있다.
현재 비교·추천 서비스엔 의무보험으로 이미 업계 표준화가 돼 있는 자동차보험, 구성이 간단한 용종보험 등이 탑재돼 있다. 비교적 복잡한 펫보험에선 회사별 통일 작업이 길어지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금융당국 정책 기조를 위해 상품을 억지로 비교·추천 서비스에 맞추려다 보니, 다양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예컨대 펫보험을 일반보험으로 출시하기로 합의된 경우, 기존에 장기 펫보험에 강점이 있던 회사도 비교를 위한 단기 상품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표준화되지 않은 상품을 동일 조건으로 맞추려고 하니 논의가 길어지고 있다”며 “회사마다 상품에 대한 전략과 방향성이 있는데 일괄적으로 통일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향후 비교·추천 서비스에 입점할 보험상품으로는 여행자보험, 저축보험, 실손보험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나마 실손보험은 표준화된 상태지만 여행자, 저축보험에선 보험사별 합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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