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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기업 퇴출 강조하는데…지난해 감사의견 비적정 79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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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기업 퇴출 강조하는데…지난해 감사의견 비적정 79곳

지난해 회계연도 기준으로 재무제표 또는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감사의견에서 ‘비(非)적정’을 받은 상장사가 약 80곳으로 전년보다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의견이 ‘적정’이라도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으로 투자 위험이 높은 곳도 100여 곳으로 집계됐다. 최근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한계기업 퇴출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연속으로 감사의견 비적정을 받은 기업 등이 빠르게 정리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은 2023년 회계연도 재무제표 감사의견이 비적정인 기업이 65개사로 전체 상장법인(2602개사) 가운데 2.5%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비적정 감사의견 53개사에서 12개사가 증가했다. 특히 21개사는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비적정에 해당했다.

재무제표 감사의견은 감사 범위 제한 여부, 회계 처리 기준 위배 여부, 계속기업 존속 가능성 등에 따라서 적정과 한정·부적정·의견거절 등 비적정으로 나뉜다. 지난해 의견거절을 받은 기업은 전기 대비 11개사 증가한 57개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나머지 8개사는 한정 의견이다.

공시가 적절하게 이뤄진 적정 기업이라도 감사인이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명시한 기업도 98개사로 나타났다. 2022년도 적정 의견을 받았더라도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기재된 상장사 85개사 가운데 25.9%는 2023년엔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계속기업 불확실성은 감사의견과 관계없이 투자 위험이 높다는 것을 시사하기 때문에 정보 이용자들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내부회계 감사의견에서 비적정을 받은 상장법인은 43개사로 전년보다 5개사 증가했다. 이 가운데 29개사는 재무제표 감사의견도 비적정을 받은 곳으로 중복 기업을 감안하면 재무제표나 내부회계에서 비적정 의견을 받은 기업은 전체 79개사로 집계된다. 내부회계 감사의견도 중요한 취약점 식별 여부, 감사범위 제한 여부 등에 따라 적정과 부적정·의견거절 등 비적정으로 구분하고 있다.

내부회계 감사의견이 부적정인 기업 17개사는 감사인이 특정한 내부통제 미비로 중대한 회계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속·관계기업 투자주식 등 손상이나 금융자산 공정가치 평가, 채권 대손 설정 등 평가 관련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기업들이 다수로 나타났다. 자금거래 등 부정 예방·적발 통제도 미흡했다.

상장규정에 따르면 감사의견 비적정은 부도, 해산, 자본잠식 등과 함께 상장폐지 사유로 꼽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9~2023년 5년 동안 결산 관련 사유로 상장폐지된 기업은 42개사다. 이중 유가증권시장 5개사, 코스닥시장 33개사 등 38개사가 감사의견 비적정으로 상장폐지됐다. 감사의견 비적정이라고 즉시 상장폐지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의신청과 개선 기간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를 판단한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밸류업과 별개로 한계기업 퇴출에 속도를 내는 방안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유가증권시장의 상장폐지 기간을 최장 4년에서 2년으로, 코스닥은 상폐 절차를 3심제에서 2심제로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1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정 이사장은 “상장사 퇴출을 원칙대로 신속하고 과감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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