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2030세대 600여명 조사
非수도권 거주시 우선 고려 요인 ‘정주여건, 연봉’
#수도권 출신으로 해외 대학원에 재학 중인 27세 A씨(남)는 “쾌적한 주거환경과 수도권 수준의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면 비수도권에 거주할 의사가 있다”며 “쇼핑몰, 영화관, 스포츠 등 소비와 여가생활이 가능한 도심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만 있다면 복잡하고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에서 꼭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2030 세대가 살고 싶어하는 도시는 교통‧주거환경‧편의시설과 같은 ‘정주여건’이 잘 갖춰져 있어야 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대한상의 소플(소통플랫폼)을 통해 수도권‧비수도권 거주 2030 세대 600여명을 대상으로 ‘내가 살고 싶은 도시’를 조사한 결과, 비수도권 거주 의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수도권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정주여건’이라는 응답이 41.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이어 ‘수도권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연봉의 일자리’(29.8%), ‘연봉과 정주여건 둘 다 충족해야’(26.6%), ‘잘 모르겠음’(2.0%) 순으로 조사됐다. 생활여건 및 인프라가 맞으면 꼭 수도권을 고집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비수도권 2030을 대상으로 수도권 이주 의향이 있는지 물어봤더니 ‘의향이 있다’(36.5%), ‘의향이 없다’(38.6%), ‘잘 모르겠다’(24.9%)로 나타나 비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는 2030 세대 3명 중 1명 이상이 수도권으로 떠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선호도는 20대가 44.6%로 30대(38.9%)보다 높았고, 여성(43.8%)이 남성(39.7%)보다 높게 나타나 연령이 낮을수록, 남성보다는 여성이 수도권 이주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수도권에 거주하는 2030을 대상으로 비수도권 이주 의향을 물어봤더니 ‘의향이 있다’(31.7%), ‘의향이 없다’(45.7%), ‘잘 모르겠다’(22.6%)로 나타나 역시 3명 중 1명이 비수도권으로 이주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수도권 거주 2030 중에서도 비수도권 이주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적지 않았다”며 “이는 기존 통념과 다소 차이가 있는데, MZ 세대는 자신의 삶의 기준에 부합한다면 수도권이냐 비수도권이냐는 절대적인 기준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주하고 싶다고 응답한 2030을 대상으로 정주여건 중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비수도권에 남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대중교통 접근성과 편리성’이 50.9%로 가장 많아 교통 편리성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주거환경(주택 편의성, 녹지 등)’(46.9%), ‘의료 인프라‧서비스’(33.6%), ‘문화‧쇼핑 등 편의시설’(33.3%), ‘교육기관 수준’(23.6%)이 뒤를 이었다.
내가 살고 싶은 지역 도시가 갖춰야 할 교통환경에 대해서는 ‘편의시설 등 주요 인프라가 집중된 도심과의 연결성 향상’(35.8%)이 ‘수도권과의 접근성 향상’(29.7%)보다 높게 나타나 수도권과의 접근성보다 내가 살고 있는 도시 내에서의 교통 편리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서는 ‘지역과 지역간 접근성 향상’(18.5%),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인프라 확대’(16.0%)를 꼽았다.
이 밖에도 내가 살고 싶은 지역 도시가 우선적으로 갖춰야 할 편의시설로 ‘영화관‧공연장 등 문화시설’(67.6%), ‘쇼핑몰‧대형마트’(63.6%), ‘레스토랑‧카페 등’(30.9%), ‘스포츠‧레저 시설’(28.7%) 순으로 꼽았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대학병원 등 상급의료기관 접근성’(41.5%), ‘의료기관 증가 및 인프라 개선’(36.3%), ‘의료서비스의 다양성‧질 개선’(22.2%) 등을 꼽았고, 교육환경에 대해서는 ‘평생교육‧직업 훈련 프로그램’(45.3%), ‘중‧고등학교 경쟁력 강화’(40.6%), ‘대학교 경쟁력 강화’(40.2%), ‘유치원 및 초등학교 교육 수준 향상’(29.3%) 순으로 답했다.
조성환 대한상의 지역경제팀장은 “이번 대한상의 소통플랫폼 조사는 2030 세대가 기성세대의 인식과는 다르게 자신이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충족할 수 있다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굳이 구분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지역정책의 방향도 이에 맞게 바뀌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팀장은 이어서 “그동안 수도권 집중 현상이 비수도권 지역의 약화·소멸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야기해 왔다”고 지적하고 “일할 사람과 소비자가 있다면 기업의 투자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지역에 미래 세대가 살고 싶어하는 정주환경을 세심하게 설계한다면 지역균형발전과 국가 성장잠재력 제고를 달성하는 해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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