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사, 30일 ‘임금’ 관련 3차교섭 진행
올해 노조 핵심 요구안도 ‘정년연장’
사측 “현대차 둘러싼 관심 높아… 국민 눈높이 맞춰야”
현대자동차 노사가 지난 23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 돌입했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노조의 핵심 요구안이 올해도 ‘정년연장’인 만큼 노사간 이견을 좁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년간 세웠던 무분규 기록을 올해도 이어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사측과 3차 교섭을 진행했다. 지난 28일 경영 설명회에 이어 29일 2차 교섭에서 사측에 임금요구안을 전달하고, 이날 3차 교섭에서는 임금 관련 교섭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노조의 올해 요구안은 ▲기본급 15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 등이다. 교섭은 주 3회 정기적으로 진행된다.
아직까지 교섭 초기단계지만, 노조의 요구안을 두고 지난 2차 교섭부터 노사는 팽팽하게 대립하는 분위기다. 2차교섭에서 노조의 “올해 단체교섭은 미래지향적이어야한다”는 발언에 이동석 현대차 대표는 “노사 교섭에 관심이 많아 책임감, 부담감을 느낀다”고 맞섰다.
이날 임금을 두고 이뤄진 3차교섭에서 노사간 대립이 계속됐다. 문용문 현대차노조지부장은 “현대차의 눈부신 성과는 조합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조합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미래를 설계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기업이 어디로 가느냐에 따라 국민 경제가 달라진다”며 “서로 보는 관점 주장에 따라 갈등과 대립이 형성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노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핵심요구안으로 ‘정년연장’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임단협이 마무리되기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국민연금 지급 시기와 연계한 정년연장을 선제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사측은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도입하긴 힘들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국민연금과 연계한 정년연장이 올해 핵심 요구안”이라며 “가장 큰 노조가 해야할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한다. 국민 전체가 바라보는 만큼 선두적으로 해야할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21대 국회서 통과되지 않은 국민연금 개혁안이 올해 개원 이후 활발히 논의될 것이라는 기대도 현대차 노조 요구안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노조 관계자는 “국민연금 개혁안이 작년에 통과되지 않는 바람에 정년연장에 문제가 됐다고 생각하며, 올해도 무산됐다”며 “하지만 국회가 개원하고나면 정치권에서도 정년연장 문제가 활발히 논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맞춰서 노조도 요구해야만 한다”고 했다.
다만, 사측의 공감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경우 호봉제를 유지하고 있는데,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거나 근본적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년만 연장할 경우 임금 부담이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대차 임단협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도 부담 요소다. 그간 임단협을 통해 노조의 요구안이 일정부분 받아들여지면서 ‘귀족노조’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지난 29일 이뤄진 2차교섭에서 이 대표는 노조 측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만큼 선도해주길 바라는 마음일 것”이라며 “현대차를 둘러싼 외부 시선, 국민과 고객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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