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가 감소하자 완성차 업체가 저가형 모델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기존에 계획한 전기차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투자 시기를 미루는 업체가 많아지면서 파트너사인 배터리 셀, 소재업체도 원가 절감 압박이 커지는 분위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기업들은 수요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저가형 전기차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기아는 지난 26일 3000만~4000만원대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3를 공개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초 3500만원 이하의 전기차 출시를 예고했다. 제너럴모터스(GM)가 출시하는 쉐보레 이쿼녹스 전기차 가격은 4000만원대로 예상된다.
완성차 업체가 저가형 모델을 늘리면서 셀이나 소재업체의 가격 경쟁력은 더 중요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르면 올해 7월 충북 오창 공장에서 4680(지름 46㎜·높이 80㎜) 원통형 배터리(㎏당 300Wh) 첫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원통형 배터리는 소품종 대량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46시리즈는 기존 1865, 2170 원통형 배터리보다 용량이나 밀도가 커 생산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삼성SDI는 2025년 46시리즈 양산을 계획 중이고, 일본 파나소닉은 2027년을 양산 목표 시기로 잡았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배터리 총수요 대비 4680 원통형 배터리의 수요 비중은 지난해 1% 수준에서 2025년에는 13%, 2030년에는 21%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 수요가 줄자 투자 계획을 조절하고 있다. 포드는 SUV를 포함한 일부 전기차 모델 출시 계획을 기존 계획보다 1~2년 연기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전동화(전기로 움직임) 전환 목표를 5년 미뤘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1641만2000대로 전년대비 16.6%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해 성장률(33.5%)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는 2021년 이후 주춤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성장률은 2021년 109.0%를 기록했으나 이듬해인 2022년(56.9%)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하락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