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방금숙 기자] 서울삼성병원은 간암 수술을 앞둔 환자에게 가상현실(VR)에 기반한 설명이 수술에 대한 이해를 높여줄 뿐 아니라 수술에 대한 불안도 낮춰준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30일 밝혔다.
이식외과 유진수 교수,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연구팀은 국제외과학저널 최근호에 간암 환자의 수술 전 교육에서 VR 플랫폼의 유용성과 가능성을 발표했다.
간은 해부학적으로 복잡한 장기 중 하나로 꼽힌다. 수술 전 의료진이 CT나 MRI와 같은 영상검사 결과로 설명을 하지만 환자에게 수술 과정을 충분히 이해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의료교육 시뮬레이터 전문 기업인 ‘브이알애드(VRAD)’와 함께 간암 수술의 전 과정을 설명하는 VR 교육 플랫폼을 개발했다.
VR 플랫폼은 실제 병원 내 교육실 모습과 동일하게 제작됐다. 의사와 환자가 함께 접속하면 교육 영상이 방영되며 교육이 시작된다. 환자가 VR 기기를 이용해 투명도를 조절하면 복잡한 간 내부를 생생하게 들여다보면서 의료진의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연구팀은 효과 검증을 위해 2022년 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간암 수술을 앞둔 환자 88명을 대상으로 VR 플랫폼 비교 분석을 진행했다. 44명씩 나눠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VR 활용 교육을, 다른 그룹은 기존처럼 말로만 설명하며 차이를 비교했다.
그 결과, 수술에 대한 이해도가 VR 플랫폼을 통한 교육을 받은 그룹은 5.86점 증가해 17.2점을 기록한 반면 기존 교육을 받은 그룹은 2.63점 상승해 13.42점에 머물렀다.
VR 교육 그룹의 수술에 대한 불안 감소 효과도 2.9배 높게 나왔다. 불안 정도 측정 검사에서 VR 플랫폼 교육 그룹은 불안 점수가 4.14점 감소했으나 기존 그룹은 0.84점 하락하는 데 그쳤다.
유진수 교수는 “백 마디 말보다 직접 눈으로 보는 게 낫고 VR을 통해 직접 간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볼 수 있다”며 “수술 전 환자의 과도한 불안을 줄이고 자신의 질환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잘 이해했으면 하는 마음에 개발했는데 효과가 좋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또한 “임상적 효과를 규명한 만큼 기술 발전을 뒷받침하는 정책적 지원과 국가 차원의 과감한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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