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채권시장에서 기준점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다시 4.6% 선을 넘어섰다. 채권 가격 하락(채권 금리 상승)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 국내 주식시장에도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밤사이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624%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8.2bp(1bp = 0.01%포인트) 오르면서 지난달 30일 이후 처음으로 4.6%를 웃돌았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날 2년물과 5년물 국채 입찰에 이어 이날 7년물 국채 입찰에서도 수요가 부진했던 점이 금리 상승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미국 뉴욕증시 개장 전 발표된 독일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개월 연속 반등하면서 예상치를 웃돈 점도 금리의 상방 요인”이라고 했다.
달러 가치도 반등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하루 새 0.47% 오른 105.11포인트를 나타냈다. 주요 상대 통화인 일본 엔화는 달러당 158엔 선에 가까워지면서 4주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와 달러 모두 다시 고개를 들면서 국내 주식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상황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날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현·선물과 차익거래를 통한 매도 압력으로 월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며 “글로벌 국채 수익률 상승과 달러 강세 영향으로 원화 약세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날 장 중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370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는 증시 하방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국채 입찰 관련 채권 금리 움직임은 단기간에 그칠 때가 많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의미한 시세 변화는 수출, 고용 등 경기 지표 발표가 이어지는 다음 주에 나타날 것”이라며 “밤사이 미국 주식시장이 빠져서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 어느 정도 타격이 있겠지만, 현시점에서 더 크게 지수가 밀릴 여지는 적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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