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공동개발한 미래형 도심 항공기가 인도네시아에 투입됐다. 오는 7월 시범 비행을 시작으로 다음달인 8월 인도네시아 독립 79주년 기념 행사에서 모습을 나타낼 예정이다. 차세대 모빌리티 시장으로 주목받는 인도네시아 신수도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국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가운데 현대차의 존재감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30일 인도네시아 신수도청 등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발리바판에 ‘오파브’(OPPAV)가 도착했다. 현재 세마양항에 보관돼 있는 상태다. 자카르타에 대기 중인 배터리 구성 요소가 내달 6일 사마린다로 옮겨지고 나면 사마린다 공항에서 기체 조립 및 검사가 진행된다. 이어 그 다음달인 7월부터 시험 비행을 시작한 이후 오는 8월17일 인도네시아 새로운 수도 IKN(Ibu Kota Nusantara)에서 열리는 인도네시아 독립 79주년 기념 행사에서 일반에 모습이 공개될 예정이다.
오파브는 현대차와 KARI가 공동 개발한 1인승 전기동력 기체이다. 크기 6m, 최대속도 240㎞/h, 항속거리 50km의 성능을 지녔다. 이번 인도네시아에 투입된 오파브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5인승 버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현지 시험 비행을 진행한 중국 드론 전문 업체 이항(EHang·亿航智能)의 전기동력 기체와 차별화를 두기 위해서다. 앞서 이항은 2인승 전기동력 기체를 투입했었다.
오파브 인도네시아 공급은 지난 202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2022 B20 정상회담’이 배경이다. 당시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신수도청과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생태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신수도청은 인도네시아 수도를 자카르타에서 누산타라(동칼리만탄)로 이전하는 업무를 총괄하는 정부 조직이다.
현대차는 이번 79주년 기념 행사를 기점으로 그룹 산하 미국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법인 ‘슈퍼널’을 통해 인도네시아 사업 계획을 세울 계획이다. PTDI(PT Dirgantara Indonesia)와 함께 자율비행 기술 개발을 토대로 에어택시 상용화에 나설 방침이다. PTDI는 인도네시아 국영항공우주기업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국방부 산하 무기개발 기관인 국방과학연구소(ADD)에 해당한다.
슈퍼널 투입에 따라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신수도 AAM 생태계 구축을 주도할 전망이다. 현지 AAM 적용 계획을 수립할 뿐만 아니라 항공과 연계된 지상 모빌리티 체계 검증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체 시험 비행을 추진하는 등 AAM 실증사업에도 적극 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시아 최대 항공 시장을 보유한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AAM 시장의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다. 국토가 1만8000개가 넘는 섬으로 이뤄져 육로 교통이 발달하기 힘든 구조를 갖고 있다. 무엇보다 신수도 이전 과정에서 인프라를 전부 새로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AAM 구현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기존 시설·법령과의 마찰이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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