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6% 상승 vs 2.97% 하락 ‘상반’
외인 순매수·순매도 1위 희비 엇갈려
HBM 영향 차…삼전도 전망은 긍정적
미국 뉴욕 증시에서 인공지능(AI) 붐 수혜주인 엔비디아의 주가가 1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간 온도 차가 확대되고 있다. 이달 들어 양사 주가가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에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종가 기준 SK하이닉스 주가는 20만2500원으로 이달 들어 16.25%(17만4200→20만2500원) 상승했다.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목표주가를 28만원선까지 제시하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하지만 같은 반도체주로 묶이는 삼성전자의 경우, 이달 주가가 2.97%(7만7500→7만5200원) 하락했다. 전날인 29일 노조의 파업 선언 소식에 주가가 3% 넘게(-3.09%·7만7600→7만5200원) 빠진 영향이 있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28일까지 주가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양사 주가의 온도차는 미국 뉴욕 증시에서의 엔비디아의 열풍과도 맞물려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를 공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엔비디아가 AI 대장주로 부각되면서 이전부터 주가가 우상향해 왔는데 엔비디아가 지난 22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이후 SK하이닉스는 지난 23일 종가 기준 20만원을 돌파했다.
반면 HBM에서는 SK하이닉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준비가 늦어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후광효과가 적어 주가가 큰 탄력을 받지 못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 보도가 악재로 작용하기도 했다.
29일(현지시간) 마감한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의 주가는 1148.25달러(약 157만원)으로 실적 발표 다음 날인 지난 23일 처음 1000달러를 돌파한 뒤 2거래일 만에 1100달러도 넘어서며 이제는 1200달러선을 바라보고 있다. 4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 최고가를 기록 중이다.
이에 시가총액도 2조8245억 달러까지 증가하며 시총 1위 애플(2조9179억 달러)와의 격차도 크게 좁혀진 상태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6월 처음 시총 1조 달러를 돌파한 이후 불과 10개월 만인 지난 2월 2조 달러를 넘어서며 시총 2조 달러가 넘는 기업 가운데 최단 기간 기록을 달성했다. 이제는 시총 2조 달러를 넘어선 지 불과 3개월여만에 3조 달러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양사를 바라보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태도도 상반된다. 외인들은 이달 들어 SK하이닉스를 1조7144억원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사들인 반면 삼성전자를 1조6340억원 순매도하며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지난달 삼성전자를 순매수 1위(2조1118억원), SK하이닉스를 순매도 1위(-6063억원) 종목에 이름을 올렸던 것과는 정확히 상반된 태도다.
다만 양사의 이러한 온도 차에도 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가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결국에는 동일한 방향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최근 삼성전자 HBM 제품에 대해 난무하고 있는 추측성 보도들에 대해서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3는 AMD에 공급 시작했고 AMD의 MI300X 수주량이 늘고 있어 이에 대한 수혜 받을 것”이라며 “엔비디아의 경우에도 HBM3와 HBM3e 모두 퀄(qualification)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메모리 기술 리더십 탈환에 나설 것으로 판단돼 목표주가 10만원과 반도체 업종 톱 픽(top pick)을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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