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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홀딩스의 계열사 쇼박스가 영화 ‘파묘’ 흥행에 힘입어 올해 역대급 실적을 예고했다. 올 1분기 고공행진을 한 데 이어 올 2분기에도 호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오리온홀딩스는 짭짤한 고배당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을 맞이했다.
29일 쇼박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회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487.6% 급증한 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동안 2323.5% 급증한 201억원에 이른다. 이 같은 순이익은 쇼박스가 전성기를 맞이하며 고수익을 기록했던 2017년(158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사실상 올해 역대급 실적은 시간문제다. 배급을 담당한 영화 파묘가 극장에서 약 1096만명을 동원한 덕분에 올 1분기 영화상품 매출(550억원)이 전체 매출의 87.4%를 책임졌다.
회사는 올 2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파묘의 흥행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지난 28일까지 파묘의 관람객이 1191만명에 이르면서 1200만명을 노려볼 수 있는 데다, IP(온라인)TV 등 온라인 시장에서도 돌풍을 이어나가고 있다. 실제 영화진흥위원회 기준으로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약 87만건을 기록하며 올해 온라인상영관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지난 1월 개봉했던 영화 ‘시민덕희’의 경우 관람객 171만명을 동원하면서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쇼박스의 실적을 오리온홀딩스 입장에서 보면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플러스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한 가지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실적 감소가 뚜렷했던 쇼박스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오리오홀딩스 실적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실제 2020년 쇼박스 매출은 468억원에 불과했는데, 올 1분기에만 632억원을 기록하면서 2015년(1420억원)을 상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 덕분에 배당의 근간이 되는 이익잉여금은 373억원(2023년 말)에서 574억원(2024년 3월 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부채비율이 25.9%에서 42.0%로 증가됐으나, 금융수익이 금융비용을 8배 이상 상회하고 있는 만큼 부채 증가로 인한 재무 부담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다른 한 가지는 2019 회계연도 이후로 배당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2019년 당시 쇼박스는 연결기준으로 3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주당 50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올 1분기 이익잉여금(574억원)이 2019년(727억원)에 미치지 못하지만, 현재와 같은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경우 600억원대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현재 오리온홀딩스가 쇼박스 지분 57.47%를 보유하며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 중인데, 순이익의 절반 이상을 배당으로 받을 경우 이화경 오리온홀딩스 부회장은 별도로 배당수입을 벌 수 있게 된다. 2019년 당시 현금배당성향(95.7%)과 동일한 배당을 할 경우 산술적으로 올 1분기에만 약 190억원을 주주들에게 나눠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오리온홀딩스도 영업이익이 857억원(2023년 1분기)에서 1304억원(2024년 1분기)으로 52.2% 증가하면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오너가에게 돌아가는 배당은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오리온홀딩스는 1주당 배당금이 700원(2022년), 750원(2023년)으로 늘려 나가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오리온이 앞으로 3년간 배당성향을 연결기준 순이익의 20% 이상으로 높이는 배당정책을 발표하기로 하면서 오리온홀딩스의 배당액 증가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시장 전망치로 보면 올해 배당총액은 약 500억원에서 약 850억원으로 7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리온홀딩스 외 특수관계인이 오리온의 지분 43.81%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담철곤 회장, 이 부회장, 이들의 장녀 담경선 오리온재단 이사장, 담서원 오리온 상무는 별도로 부수입을 좀 더 챙길 전망이다. 특히 이 부회장은 오리온, 오리온홀딩스, 쇼박스로부터 모두 배당을 받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의 입장에선 배당금이 15억원(2022년), 20억원(2023년) 증가했는데 올해는 그 이상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오리온은 성장세를 이어나가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력 강화 및 시장 확대를 통해 지속 성장세를 이어가는 한편, 탄탄한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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