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들이 스타트업 육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단순 투자에서부터 협업은 물론 해외 진출 지원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직접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 보다 다양한 스타트업과의 협력으로 효율성을 높이려는 복안이다. 디지털 전환은 물론 AI(인공지능) 기술 도입, 비금융 영토 확장에 스타트업을 적극 활용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 등을 적극 추진 중이다. 하나금융그룹도 청년 창업가 육성 등에 나서는 모습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 스타트업 투자를 시작한지 10년이 지났다. 최근에는 그룹사와의 시너지, 비금융진출 활로를 모색을 위해 투자를 늘리는 모습이다. 직접 서비스를 개발하기 보다는 스타트업 지원이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다.
여기에 최근 강조되고 있는 상생금융과도 맞닿아 있다. 자금 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을 지원해 상생 금융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지난달 ‘KB 이노베이션 허브 센터’ 설립 10주년 행사에서 “KB의 강점인 금융 영역뿐만 아니라 비금융 영역과 신기술 영역에서도 스타트업과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KB스타터스’에서 많은 글로벌 유니콘 기업이 탄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KB금융은 지난 10년간 매년 혁신 스타트업을 선발해 성장 단계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KB스타터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255개의 스타트업을 선발해 2100억원을 투자하고 KB금융 계열사와 312건의 협업을 추진하는 등 스타트업과의 상생을 이어왔다.
지난 23일에는 ‘KB스타터스 웰컴 데이(Welcome Day)’를 개최해 20개 스타트업을 선발했다. KB금융은 이 기업들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베디드 금융 분야에서는 ‘메타로고스’(공모주 투자 서비스)를 비롯해 AI분야에서는 ‘커먼컴퓨터’(AI 개발 자원공유 네트워크), ‘베슬에이아이’(AI 개발 솔루션), ‘에이엘아이’(AI 기반 LLM 개발) 등이다.
신한금융은 스타트업 육성 플랫폼인 신한 스퀘어브릿지와 신한 퓨처스랩을 통합해 신한벤처투자에서 운영하기로 했다. 서울시와 함께 핀테크 혁신 스타트업 육성에도 나선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그룹의 혁신 의지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이를 위한 아낌없는 지원도 약속했다.
진 회장은 최근 ‘신한 퓨처스랩’ 환영 행사에서 “신한 퓨처스랩은 스타트업과 사회가 같이 성장하기 위한 상생 프로그램”이라며 “그룹의 혁신 의지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가 시너지를 이뤄 다양한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신한 퓨처스랩은 신한금융그룹이 10년간 운영해 온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이다. 투자유치 컨설팅, 사업설계 지원 등을 지원한다. 지금까지 누적 투자 금액이 866억원에 이른다.
핀테크 혁신 스타트업 육성에도 나선다. 신한금융그룹의 은행과 카드 투자증권은 서울시와 함께 ‘2024 피노베이션 챌린지:EXPANSION’를 진행한다. 이번 챌린지는 은행, 카드, 증권 관련 금융서비스에 실제로 접목할 수 있는 플랫폼, 콘텐츠를 발굴하고 금융 혁신 스타트업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청년 창업가 육성에 나섰다. 하나금융은 인하대와 지역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 ‘하나 소셜벤처 유니버시티’ 3기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함 회장은 “우수한 청년 창업가들을 도와 지역에 특화된 건강한 기업과 일자리가 만들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는 기존 ‘예비 창업가’ 육성 과정은 물론 기존 1·2기를 통해 창업에 성공했거나 거점 대학이 육성해온 각 지역의 스케일업 단계 기업까지 포함해 창업 생애주기별 지원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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