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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간 상장지수펀드(ETF) 경쟁이 과열되자 금융투자협회가 나서 관련 임원들을 소집했다. 협회 차원에서 상품 베끼기 등 과도한 경쟁을 막기 위한 내부 자정을 촉구하는 차원이다.
★본지 5월23일자 23면 참조
2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투협은 30일 ETF 사업을 진행하는 상위 5개 자산운용사의 담당 임원을 불러 간담회를 진행한다. 간담회에는 ETF 점유율 상위 5개사인 삼성·미래에셋·KB·한국투자·신한자산운용의 ETF 헤드급이 참석할 예정이다.
금투협이 이례적으로 각 운용사의 ETF 실무진을 불러 모은 것은 최근 ETF 시장의 경쟁 과열 때문이다. ETF 시장을 선점해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자산운용사들의 경쟁이 오히려 시장을 해치고 있어 업계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이 개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금투협 관계자는 “이번 간담회는 협회에서 먼저 업계에 제안해 만들어진 자리”라며 “ETF 경쟁 자체는 시장이 커가는 과정 속에서 당연히 일어나야 하는 일이지만 잘못된 방향의 경쟁에 대해 업계 차원에서 고민하고 의견을 모으고자 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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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ETF 시장은 최근 들어 베끼기 관행과 수수료 인하 경쟁이 심화되는 등 몸살을 앓아왔다. 경쟁사의 점유율이 느는 것을 막기 위해 조금이라도 시장의 관심을 받는 상품을 대동소이한 형태로 상장하면서 국내 ETF 시장의 내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비판도 거세졌다.
수치로도 이는 명확히 드러난다. 올 3월 기준 미국 ETF 시장의 순자산은 1경 1459조 원으로 한국보다 80배 이상 크지만 상장 종목 수는 한국(846개)의 4배도 채 안 되는 3342개에 불과하다. 자산운용사들이 경쟁사의 상품을 적극적으로 베끼고 다양한 테마성 상품을 우후죽순 식으로 상장한 결과다. 자산운용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 ETF의 평균 순자산은 조 단위지만 한국은 이에 한참 못 미치는 1600억 원 수준”이라며 “우후죽순으로 ETF가 경쟁적으로 상장하다 보면 운용 역량보다 많은 ETF를 커버해야 하는 등의 부작용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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