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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진 “주변국 지켜보면 식은땀 흘러…1호 법안은 ‘반도체 특별법’”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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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진 서울 강남병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서울 강남병)이 2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후원회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갤럭시 신화’의 주인공인 고동진(서울 강남병) 22대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식은땀이 흐른다”고 했다. 최근 빠르게 치고 올라가는 주변국의 산업 경쟁력을 지켜보면서 위기의식을 느낀다는 이야기다. 그가 반도체와 같은 국가전략기술은 먼 미래를 내다보고 여야가 한마음으로 가야 한다고 입이 마르도록 강조하는 이유다.

본지는 28일 경제계 정치 신인인 고 의원을 만났다. 산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정치에 입문한 고 의원은 “반도체 특별법과 같이 국가 주도로 미래 과학기술에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부분에 있어선 여야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 대통령 임기 5년, 국회의원 임기 4년을 바라볼 게 아니라 적어도 15~20년 앞을 내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4년간 의정 활동을 펼쳐나갈 그는 반도체 특별법 발의와 기업 상속세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9년 미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화웨이(Huawei)를 겨냥해 5G 반도체 칩 수출 금지 등의 조치를 내렸던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민주당과 공화당은 대(對)중국과 5G 관련된 정책에 있어선 하나로 움직였다”며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회상했다.

1호 법안으론 ‘반도체산업발전특별법’을 구상하고 있다. 반도체 공장 가동을 위한 전력 수급 문제를 해결하고, 각 부처가 개별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규제를 통합 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그는 “옛날엔 반도체라고 하면 ‘원천기술 미국,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일본, 제조·생산 한국과 대만’, 이런 국제 질서가 30년간 고착화돼 있었다”라며 “그런데 최근 미국도 인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자국에 유치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론 “5G·AI(인공지능)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반도체와 관련 부품, 소프트웨어가 국가의 전략무기화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젠 기업 차원에서만 움직여선 한계가 있다. 과학기술 연구개발 분야에 국가 주도로 필요한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속세, 증여세 문제도 들여다 보고 있다. 고 의원은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상속세 문제도 굉장히 시급한 현안”이라며 “우리나라에선 중소에서 중견 기업으로 올라가는 순간 규제가 확 늘어난다. 중견기업 회장들이 이런 애로사항을 많이 토로한다”고 했다.

고 의원이 삼성전자 재직 시절 아침마다 상사에게 ‘50초 브리핑’을 실천했던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이젠 직장 상사가 아닌 국민 앞에 서 브리핑을 하겠다고 고 의원은 전했다. 그는 “소통을 주저하지 않겠다”며 “주요 현안에 대해 달라지는 내용이 있다면 공론화하고, 국민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래는 고 의원과의 일문일답.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서울 강남병)이 2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후원회 사무실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 국민의힘 영입인재로 정치에 입문하셨다. 당선 소감은

“지역주민들이 응원을 해주신 결과이기 때문에 정말 감사드린다. 다만 출구조사를 보니 웃을 기분은 아니었다. 당선된 기쁨보다는 고민이 컸다. 국민의힘의 이번 4·10 총선 패인 중 하나가 ‘40·50대 표를 많이 못 얻었다’와 ‘수도권 참패’인데 원인이 뭐고 개선점이 뭔지를 고민했다.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 22대 국회가 막을 올렸다. 상임위원회는 어딜 희망하는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반도체나 에너지 관련 법들, 그리고 ‘기업 프렌들리(friendly)’한 정책을 산업 발전 차원에서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 가장 많이 다루는 것 같다. 관련된 정책 입안을 검토할 수 있는 상임위이니 일단 산자위를 1지망으로 신청을 했다.

2지망은 외교통일위원회다. 외통위는 타국의 국회의원이나 국가기관뿐 아니라 민간기업도 많이 만나야 한다. 저는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엔비디아(NVIDIA) 등 빅IT 기업들에 대한 인맥을 아직 유지하고 있으니 기여를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다.”

– 반도체와 외통위와의 연관성을 조금 더 설명해보자면

“예를 들어 TSMC 공장을 대한민국에 유치했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거기서 얼마나 많은 법인세를 내고, 근로자와 임직원들이 소득세를 내 부를 창출하겠나. 우리나라가 3만불 소득 시대에서 3만5000에서 4만불로 뛰는 건 시간 문제다.

옛날엔 반도체라고 하면 ‘원천기술 미국,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일본, 제조·생산 한국과 대만’, 이런 국제 질서가 30년간 고착화돼 있었다. 그런데 최근 미국도 인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자국에 유치하려고 한다. 이미 일본도 TSMC를 규슈 구마모토현에 유치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옛날엔 특허나 IP(Intellectual Property)만 가졌는데, 이젠 생산까지 자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5G·AI(인공지능)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반도체와 관련 부품, 소프트웨어가 국가의 전략무기화되는 것 같다. 대한민국이 지금 어마어마한 위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진단을 내리자면

“반도체는 우리나라가 잘했지만, 사실 메모리 하나다. 시스템 반도체나 파운드리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에 뒤처져 있다. 그런 관점에서 일본은 다시 살아나고 있다. TSMC 일본 구마모토현 1공장은 5년 걸릴 걸 2년 4개월 만에 만들었다. 이건 등에 식은땀이 나는 얘기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 민주당과 공화당은 대(對)중국과 5G 관련된 정책에 있어선 하나로 움직였다. 굉장히 인상깊었다. 반도체 특별법과 같이 국가 주도로 미래 과학기술에 전략적으로 지원하는 부분에 있어선 우리도 여야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 대통령 임기 5년, 국회의원 임기 4년을 바라볼 게 아니라 적어도 15~20년 앞을 내다봐야 한다.”

– 22대 국회에서 반도체·AI 등을 공부하는 모임을 준비 중이라고

“그렇다. 관심을 보이는 분들이 꽤 있다. 국회가 개원하고 가능하면 빨리 시작하려고 한다. 반도체 관련해 국회의원들이 공부해야 할 수준의 입문서라고 하면 될 듯하다.

반도체의 역사와 현재 산업구조, AI와 반도체는 무슨 연관 있는지 등을 다룰 거다. 그런 걸 쉽게 설명하고, 입법기관으로서 해야 할 일이 뭔지 가이던스를 마련하는 거다.”

– 이외에 의정 활동 중 우선순위에 두고 추진할 게 있다면

“중소·중견 기업에 대한 상속세 문제도 시급히 다뤄야 한다. 우리나라에선 중소에서 중견 기업으로 올라가는 순간 규제가 확 늘어난다. 중견기업 회장들이 이런 애로사항을 많이 토로한다.”

– 당론이 정해지면 개인 반론은 무시되곤 하는 현 정치 상황을 평가하자면

“당론을 정하기 전에 치열한 내부 검토가 있어야 한다. 의원들하고 사전에 치열한 토론이 있고, 그런 다음 당론을 정했다면 그걸 따라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런데 나는 당론과 패거리 정치하곤 조금 차이가 있다고 본다. 패거리 정치는 국회 앞이나 아스팔트에서, 또는 도로 위에서 피켓을 드는 행위라고 본다. 장외에서 행동 할 게 아니라 국회로 들어와서 정책을 이야기하고  옳고 그름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 싸우더라도 국회 안에서 싸워야 한다.”

– 곧 전당대회가 열린다. 어떤 사람이 당 대표로 와야 한다고 보나

“당을 혁신할 수 있는 사람이 와야 한다. 이번에도 제일 아쉬웠던 게 공천 시스템이나, 공천 후 체계적인 후보 지원에 대한 부분이었다. 원내 또는 원외 당협위원장에 대한 퀄리티 있는 서비스나 그런 부분도 아쉽다. 눈에 안 보이는 고인물이 여기저기 존재하는 게 아닌가 짐작해본다.”

– 어떻게 혁신할 수 있나

“싸움에 져본 개는 계속 진다. 총선을 내리 졌다. 12년 동안 운영된 시스템이 뭐였는지를 봐야 한다. 지난 12년 누가 컨트롤을 했고, 누가 홍보 전략을 짰는지, 일관된 조직이 있었는지, 혹은 조직조차 없었는지 이걸 들여다보고 총선백서에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 ‘50초 브리핑’ 일화가 유명하다. 앞으로의 의정 활동을 ‘50초 브리핑’ 해보자면

“예전에 인재영입 환영식을 할 때 ‘매일 여의도에 출근하게 되면 깨끗한 물 한 바가지를 붓는 심정으로 출근하겠다’고 했었다. 특히 소통에 대해서는 주저하지 않으려고 한다. 국민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잘 찾아보겠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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