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3일 성과 발표 예고
네 번째 사업자 기준 수립
고신용자 대출 확대 ‘발목’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중간평가를 앞두고 긴장하는 분위기다. 그간 설립 취지에 맞게 은행산업에 메기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들여다 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의 성과에 따라 제4인뱅의 설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다만 최근 고신용자 위주의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점이 그동안 인뱅들이 쌓아온 성과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연구원 주관으로 다음 달 13일 세미나를 열고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에 대한 성과 평가 세미나를 진행한다.
인터넷은행 도입 취지인 ▲은행산업 내 경쟁 촉진 ▲금융 편의성 제고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 공급 등이 제대로 달성됐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는 이번 성과 평가를 바탕으로 제4인뱅에 대한 인가 기준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새로운 인가 기준은 이르면 4분기에 나올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위는 이를 바탕으로 8월에 은행 경쟁도 평가에 나설 계획이다. 이후 종합적인 판단을 통해 새 인가 기준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2015년 금융위는 인터넷은행 인가 심사 당시 ▲혁신성 ▲안정성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 ▲금융산업 발전 및 경쟁력 강화 기여 ▲해외 진출 가능성 등의 인가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당국의 평가를 앞두고 인뱅 3사에선 묘한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이들의 성적표가 공개되는 것은 물론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운명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인뱅 3사가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출범 당시 내세웠던 혁신성을 차별성 있게 보여주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시중은행과 비슷한 방식으로 가계대출을 취급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 최근 인뱅들은 고금리 여파로 연체율이 높아지자 고신용자 대출을 더 늘리는 등 우회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신규로 신용대출을 내준 차주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케이뱅크 938점 ▲토스뱅크 920점 ▲카카오뱅크 907점으로 모든 인뱅들이 대출 문턱을 대폭 높였다. 평균 신용점수는 922점으로 지난해 12월(873점) 대비 49점 올랐다.
고신용자로 분류되는 신용점수 900점 이상의 차주들은 사실상 어느 은행에서도 대출이 가능한 반면 중·저신용자는 신용평점이 하위 50%(KCB 860점 이하)인 경우라 1금융권에서 돈을 빌리기 어렵다. 이는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확대라는 인뱅의 설립취지와 반하는 영업 방식인 셈이다.
이는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 관리 차원으로 풀이된다. 중·저신용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빠르게 약화되면서 연체율이 일제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연체율은 각각 0.95%, 0.47%로 집계됐고, 토스뱅크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1.32%까지 치솟은 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심지어 이들 은행이 의무적으로 맞춰야 하는 중·저신용 대출 비중도 낮아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는 인뱅 3사의 전체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에 내줘야 하는 비중을 ‘30% 이상’으로 일원화하고 산정 기준도 말잔(기말잔액)에서 평잔(평균잔액)으로 바꿨다.
지난해 12월 말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였는데 올해부터는 부담이 크게 덜어졌다는 평가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인터넷은행 업계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 31.6% ▲케이뱅크 33.2% ▲토스뱅크 36.3%로 모두 30% 이상을 충족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등의 이행 현황을 점검해 필요시 개선을 권고하는 등 관리‧감독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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