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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가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 완화를 선언하면서 소비자들과 유통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시기상조’라는 입장이 팽팽했던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은 특정 지자체 뿐만이 아닌, 전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는 오는 7월부터 대형마트의 새벽시간 영업과 배송을 전면 허용키로 했다. 현재 대형마트는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할 수 없는데 이를 ‘자정부터’가 아닌 ‘오전 2~3시부터’로 변경하는 것이다. 이에 이마트 양재점 등 서초구 내 4개 대형마트와 홈플러스 등 33개의 준대규모점포 등이 이번 규제 완화의 혜택을 입게 된다.
앞서 서초구는 올해 3월 대형마트 3곳의 반경 1km 내에 위치한 소상공인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대형마트 영업으로 인해 매출이 줄었다는 반응은 10%에 그쳤다. 오히려 증가했다(30%) 또는 변화가 없다(55.3%)고 응답한 소상공인이 많았다. 서초구는 이를 토대로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규제 완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은 여기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상당수 지자체가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공휴일에서 평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측의 설명이다. 대구시는 지난해 전국 최초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을 공휴일에서 평일로 전환 시행했다. 이후 대전시 등 76개 지자체에서 평일 전환을 논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서초구가 유통 대기업의 족쇄를 풀어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고 봐야 한다”며 “지금은 (대형마트 규제 완화와 관련해) 중앙정부보다 지자체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훌륭한 법이라고 해도 시간이 지난 후 개정이 필요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서초구가 이런 흐름을 알고 먼저 나섰는데 머지않아 타 지자체로 확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현재 불황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 상황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초구라는 시장만을 보고 관련 업무를 추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지금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며 “하지만 나중에 규제 완화가 확대될 경우 내부적으로 본격적인 업무 추진방향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당장 업무를 추진하기에는 비용문제 등 고려할 것이 많고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서초구 시장만을 봐서도 안된다. 바로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유통 산업 고도화와 경쟁력 제고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규제 전면 폐지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며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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