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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된 성과주의에 인재 이탈… 힘빠진 정태영式 영입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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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현대카드가 의욕을 가지고 영입한 카카오 출신 임원이 3개월 만에 다시 짐을 싼 것으로 나타났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그동안 디지털, 인공지능(AI) 등 기술 혁신을 추진하면서 적극적으로 외부 인재를 영입해 왔다. 능력 있는 외부 인재를 포섭하면 현대카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데다, 내부에는 긴장감을 조성하는 메기 효과도 기대할 수 있어서였다. 정 부회장의 인재 영입 전략은 업계 후발주자인 현대카드가 상위권 카드사로 도약할 수 있던 배경이 됐다.

하지만 외부출신 인사들이 현대카드에 안착하지 못하고 금세 퇴사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정 부회장이 추구하는 외국계 회사와 유사한 성과주의 기업문화가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잦은 외부 수혈로 내부 경쟁 심화, 이에 따른 수시인사가 이뤄지는 분위기 탓에 능력 있는 외부 인재를 영입하고도 놓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외부 인재 영입으로 긴장감을 조성할 순 있지만, 내부 직원들의 로열티가 떨어지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업무 효율과 경쟁력을 저하할 수 있는 요인인 만큼 인사관리를 고민할 시점이란 지적이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김대성 현대카드 기술혁신센터장이 지난달 30일 자로 사임했다. 지난 1월 29일 현대카드 임원으로 선임된 지 약 3개월 만이다.

김 전 상무는 카카오 출신이다. 지난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카카오에서 근무한 이후 현대카드로 적을 옮긴 케이스다. 김 전 상무의 임기는 애초 2028년 12월 31일까지였다. 4년의 임기를 받았지만 3개월 만에 퇴사를 결정한 셈이다.

김 전 상무가 담당했던 기술혁신센터는 페이먼트사업본부 산하에 있는 조직이다. 김 전 상무의 후임으로 새로운 임원을 선임하지 않고, 공봉환 페이먼트사업본부장이 해당 직을 함께 맡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회사를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다른 카드사와 달리 외부 인사를 적극적으로 영입해 온 곳이다. 정태영 부회장이 일찍부터 디지털, AI, 빅데이터 등을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과 AI 등과 관련된 업무 전문가 영입에 힘을 써왔다.

현대카드 임원 가운데 제연숙 브랜드2실장은 나이키코리아, 이형동 AI사업2본부장은 삼성전자 출신이다. 정우혁 디자인랩실장은 삼성리서치아메리카와 라인플러스 등을 거쳤고 이승용 테크 세일즈 SPO 담당은 필립스코리아, 신동훈 데이터 사이언스 3실장은 SK텔레콤 출신이다.

하지만 현대카드가 영입한 외부 출신 임원 중에서 안착하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는 사례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2022년 3월 선임됐던 엔씨소프트 출신 정세희 데이터사이언스2실장은 1년 만인 2023년 3월에 퇴사했으며, 카카오 출신이던 음병찬 기술기획담당은 2022년 3월 입사 후 4개월 만인 6월 30일 회사를 떠났다.

물론 오래 근무하는 임원들도 있다. 2021년 현대카드에 영입됐던 삼성전자 출신 송원준 테크 사업추진 SPO(실)장은 지난 3월 말 사임했다. 송 전 실장의 경우 약 3년 동안 현대카드에 몸담았다. 현재 현대카드 임원 중 제연숙 브랜드2실장 역시 3년 7개월간 재직 중이기도 하다.

업계에서는 외부인사의 빠른 퇴사의 배경으로 외국계 기업과 유사한 현대카드의 조직문화를 주목하고 있다.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이 큰 데다 수시인사로 진행되면서 상시로 교체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는 평가다. 외부 수혈이 잦은 조직이긴 하지만, 근속기간이 너무 짧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모습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카드는 외국계 회사와 같은 능력주의의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며 “임기와 상관없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그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시아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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