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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중동을 향한 경제협력의 새로운 물길이 열리고 있다. UAE가 300억 달러(약 41조 원) 규모의 투자를 재확인한 것은 물론 재계 총수들이 총출동해 세일즈 외교를 펼치며 향후 방산·에너지·원전·건설·첨단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파트너십을 구축하게 됐다.
29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UAE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체결됐다. 당장 양국은 투자 확대를 위한 교역 자유화와 관세 철폐는 물론 AI를 비롯한 첨단기술과 에너지·인프라·원전 등 분야에서 높은 수준으로 상품 시장을 개방하게 된다.
우리 대(對)중동 주력 수출품인 무기류는 대부분 품목이 협정문 발효 즉시 UAE 시장 내 관세 철폐돼 빠르게 증가하는 중동 방산 수요에 따른 수출증대가 기대된다.
또 UAE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는 CEPA 발효 시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이다.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관세도 발효 후 최장 10년 내 철폐된다. 지난해 한국의 UAE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4억8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현재 원유 등에 부과되는 관세(3%) 역시 10년에 걸쳐 철폐된다. 석유화학 제품 주원료인 나프타 수입 관세는 기존의 0.5%에서 5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0.25%로 낮아진다. 지난해 UAE의 전체 한국 수출액 중 원유와 석유화학 제품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한국은 전체 원유 도입량의 11%가량을 UAE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외에도 수출 유망 품목에 대해서도 관세가 철폐돼 수출 시장 다변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의료기기, 의약품, 화장품, LED 조명기기 등 공산품뿐만 아니라 쇠고기·닭고기·신선과일·인삼류, 조미김·멸치·전복 등 우리 주요 농수산물도 관세철폐의 혜택을 받게 된다.
아울러 이번 경제협력의 성과를 두고 정부와 발맞춘 산업계의 공조가 ‘숨은 조연’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주요 그룹 총수들은 무함마드 대통령의 1박2일 방한 일정 중 2차례 회동을 갖는 ‘밀착 스킨십’으로 UAE와 경제협력의 교두보 역할을 수행했다.
이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기업인들은 이날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빈오찬에서 무함마드 대통령과 마주 앉아 양국 협력 등을 논의했고, 전날 티타임 회동에서도 에너지, 국방·방산, 건설 등 UAE와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산업계에선 UAE 국부펀드의 ‘300억 달러 투자 공약’을 재확인 한 것을 이번 경제협력의 큰 수확으로 꼽고 있다. 앞서 UAE는 지난해 1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 당시 300억 달러(약 41조원)를 한국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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