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분쟁 이후 연일 바닥을 기던 엔터테인먼트사 주가가 여전히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하이브와 자회사 어도어 간 분쟁 이후에도 엔터사들이 실적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엔터 업종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된 상황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의 ‘팔자’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수를 유지해오던 개인들마저 ‘순매도’ 우위로 돌아서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일주일간 국내 엔터테인먼트 4사(에스엠·하이브·JYP Ent.·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식 중 JYP엔터테인먼트와 에스엠을 제외하고 일제히 순매도했다. 개인들은 이 기간 하이브(-120억 원)를 가장 많이 팔아치웠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5억 원)를 일제히 순매도했지만, JYP엔터테인먼트는 273억 원, 에스엠 64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엔터주에 대한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의 매도세는 한 달째 지속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그때마다 매수로 대응해왔다. 실제로 개인들이 가장 많이 판 엔터주인 하이브의 거래 실적 범위를 한 달로 확대하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70억 원, 357억 원 팔아치울 때도 개인은 1293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터졌을 때를 바닥으로 판단하고 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1분기 부진한 실적이 확인되면서 개인들은 지난 23일부터 엔터주를 매도세로 대응하기 시작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지난 이틀 연속 5% 가까이 내려온 상태다. 하이브 주가는 지난달 22만 원 선에서 이날 19만 원 중반까지 떨어졌다. 이 기간 순매수 우위를 보인 JYP엔터테인먼트의 주가 흐름도 우하향세다. 이날 JYP 종가는 5만8000원으로 1년 전 12만 원선에서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지난 22일과 23일 장중 5만7600원까지 내리면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엔터테인먼트사들 가운데에도 악화된 투자심리가 감지되고 있다. 하이브는 지난 28일 장 마감 후 에스엠 보유 지분 75만5522주에 대한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전일 장 마감 전 에스엠 지분 약 684억 원을 현금화했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2.20%로, 처분 후 하이브의 에스엠 지분율은 9.38%로 낮아지게 된다. 앞서 9일 넷마블도 하이브 주식을 110만 주(약 2.6%) 매각해 보유 지분을 12.08%에서 9.44%로 줄였다. 넷마블은 지난해 11월에도 하이브 지분 약 6%를 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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