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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치 일감을 쌓아둔 HD현대의 조선 3사가 설비투자에 막대한 비용을 들이며 내실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대형 건조설비를 필수로 갖춰야 하는 조선산업인 만큼 설비투자에 공을 들여 생산능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조선업계는 최근 수주 호황기를 맞으며 국외 발주사들로부터 선박 건조 주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29일 HD현대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HD현대삼호·HD현대미포 등 조선 3사는 생산능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설비투자에 2026년까지 총 1조7172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된 수주 호황기를 맞아 HD현대 조선사들은 투자를 지속해왔다. 회사별로 보면 HD현대중공업은 내년 12월까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저감설비 및 도장공장 공조설비에 2157억원을 투자한다. 또한 크레인 노후교체 등에 올해 12월까지 1884억원을 투자한다.
HD현대삼호는 올해까지 기계장치 등에 6909억원을 투자한다. HD현대미포는 2026년까지 6222억원을 생산설비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올 1분기 기준 HD현대중공업의 생산능력은 2500천GT, HD현대삼호는 950천GT, HD현대미포는 617천GT로 집계됐다. 설비투자가 완료되면 생산능력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올 들어 HD현대 조선 3사는 슈퍼사이클에 접어들며 선박 건조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다양한 선종에 걸쳐 발주 문의가 이어지며 선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건조 효율 극대화와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올 1분기 기준 조선 3사의 수주잔고는 77조1796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신규 수주 금액만 15조4252억원으로 집계됐다.
조선업계는 최근 견조한 수주와 선가 상승세, 점진적으로 강화될 IMO(국제해사기구) 환경규제에 따른 친환경선박 발주 등에 힘입어 제3차 슈퍼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수주목표인 135억달러 중 약 84%를 달성한 상태다.
아울러 HD현대 조선 부문 계열사들은 지난 2021년부터 스마트 조선소로의 전환을 목표로 ‘FOS(Future of Shipya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1단계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을 마무리했으며 2026년까지 2단계 ‘연결·예측 최적화된 조선소’, 2030년까지 3단계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 구현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HD현대는 ‘조선 설계·생산 통합 플랫폼’ 구축을 가속화하며 디지털 생산 혁신에 나서기도 했다. 선박의 설계에서 생산까지 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관리하는 통합 디지털 생산체계 구축을 통해 가장 완벽한 가상의 조선소(Virtual Shipyard)를 구현함으로써 조선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꿔 나간다는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 측은 “친환경 연료 엔진 분야에서 압도적인 위치를 보여주고 있으며, 변화의 흐름을 대응하기 위해 시설투자 및 기술 개발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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