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지난 2020년 수주한 싱가포르 LTA J151 무인전동차./사진 = 현대로템
“우리도 돈 꽤 벌어요”…현대로템 방산 그늘에 있던 전철 사업부문 수익성 상승
[한국금융신문 홍윤기 기자] 현대로템은 K2 전차로 널리 알려진 국내 주요 방산업체다. 그러나 최근들어 고속철·전동차 등을 담당하는 레일솔루션이 약진하고 있다. 2020년 이전 만해도 최저가입찰제로 인한 저가수주로 매년 적자를 기록했으나, 2021년 이후부터는 연간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용배 사장이 저가수주에서 벗어나 해외 사업 고부가 사업으로 눈을 돌린 까닭이다. 지난해에는 현대로템 전체 신규수주의 68%를 레일솔루션이 따내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레일솔루션 부문 실적은 매출액 1조5536억원, 영업익 262억원으로 영업이익률로 환산 하면 1.68%를 기록했다.
방산부문이 지난해 매출액 1조5780억원에 영업익 1590억원으로, 영업이익률 10.07%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그러나 2020년 이전과 비교하면 레일솔루션 수익률은 눈에띄게 올라간 셈이다.
레일솔루션의 연간 실적을 살펴보면 △2018년 매출 1조1750억원·영업손실 470억원 △2019년 매출 1조3056억원·영업손실 2536억원 △2020년 매출 1조4519억원·영업손실 115억원 으로 매년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2021년 매출액 1억6754억원·영업익 274억원 △2022년 매출액 1조7707억원·영업익 207억원 등 연간 흑자를 기록하게 됐다.
2020년도 이전 매년 적자를 낸 이유는 철도산업의 최저가입찰제 계약 때문이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입찰과정에서 1차 기술평가가 끝나고 2차에서 가장 낮은 금액을 적어내는 회사가 입찰을 받게 되는데 2020년 이전에는 이러한 최저가 입찰제 때문에 저가 수주를 하게되면서 현대로템 뿐만아니라 우진산전, 다원시스 등 철도 3사가 적자 신세였다”고 설명했다.
2020년 이용배 사장이 부임하면서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이 사장은 현대차 경영기획담당과 경영관리실장, 기획조정3실장, 현대위아 기획·재경·구매·경영담당 경력이 있는 재무 전문가로 매년 적자신세인 레일솔루션 구원에 나섰다.
이용배 사장은 저가수주 근절을 위해 해외 시장발굴 등 고부가 철도 사업에 눈길을 돌렸다.
그 결과 올해 2월 6일 현대로템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교통국(LACMTA)가 발주한 6억6370만달러(약 8700억원)규모 전동차 공급 사업에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6월에는 1조2164억원 규모 ‘호주 QTMP(Queensland Train Manufacturing Program) 전동차 공급 사업’에서 전동차 제작업체로 선정됐다.
단 올해 1분기 매출액 2763억원, 영업손실 24억원을 기록한 것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수주 산업 특성상 해외 사업 종료에 따른 일시적 실적의 낙폭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규 수주가 크게 늘은 점이 고무적이다. 레일솔루션의 지난해 신규수주액은 5조2727억원으로 전체 7조6709억원의 68%에 이른다.
나승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레일솔루션 부문은 몇 해 전부터 저가 수주를 탈피하고 완전한 이익구조로 돌아섰다”며 “최근 국내에서는 GTX 노선이 점진적으로 개통되고, KTX-1 의 교체 및 KTX-청룡 운행 시작 등이 맞물리며 고속철 절대 강자의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고 있다고 했다.
홍윤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ahyk815@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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