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고전 중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추천주에서 빠지면서다. 이 탓에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2000년 이후 사상 최고가를 기록할 때, 삼성전자는 3% 넘게 하락했다.
29일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09% 떨어진 7만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월 3일(-3.27%)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큰 하락률이다.
이날 주가 하락은 외국인이 부채질했다.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삼성전자를 4253억원어치를 팔았다.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매도 금액(1조367억원)의 3분의 1을 훌쩍 넘는 규모다. 시총 1위 종목이 3% 넘게 떨어지자, 코스피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1.67% 후퇴했다.
외국계 IB는 추천 종목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있다. 이날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가 추가로 주가가 오를 여력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아시아 인공지능(AI) 수혜주 추천 목록’에서 삼성전자의 이름을 뺐다.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양산하지 못한 데에 따른 것이다.
외신에선 삼성전자의 HBM이 발열과 전력 소비 문제로 엔비디아 납품 테스트에서 탈락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HBM 공급 테스트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반박했으나, 시장에선 불신의 눈초리가 여전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날 삼성전자의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파업을 선언했다.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을 선언한 건 창사 이래 처음이다.
외국계 IB와 반대로 국내 증권사는 삼성전자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영업이익도 지난해 대비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며 “반도체 업황이 저점을 확인하면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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