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했다. 이 탓에 29일 코스피 지수는 2700포인트선을 반납하고 3거래일 만에 다시 2600대로 내려왔다.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했으나, 미국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 효과에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는 굳건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45.55포인트(1.67%) 떨어진 2677.30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367억원, 기관은 2668억원어치를 팔며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반대로 개인은 1조266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금리 압박에 우리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해석된다. 28일(현지 시각) 닐 카사키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통화정책 포럼에 참석해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의 매파적(통화 긴축) 발언에 금리로 보나, 신뢰도로 보나 한국보다 미국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외국인은 이날 우리 증시에서 한발짝 더 멀어졌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했다. 삼성전자(-3.09%), LG에너지솔루션(-5.00%), 현대차(-1.51%), 삼성바이오로직스(-2.42%) 등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SK하이닉스와 한미반도체는 고공 행진했다. 이날 한때 SK하이닉스는 21만원, 한미반도체는 17만3400원에 거래됐다. SK하이닉스는 2000년 이후 최고가, 한미반도체는 사상 최고가다.
이는 간밤 엔비디아가 7.13% 폭등한 영향이다. 두 회사가 엔비디아와 주가 흐름을 같이 하는 이유는 공급 관계 때문이다. 한미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핵심 제조 장비인 TC본더를 SK하이닉스에 납품하고,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한다.
오후 들어 상승세가 꺾이면서 SK하이닉스는 전날과 같은 20만2500원, 한미반도체는 전날보다 3.80% 오른 16만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2.56포인트(1.48%) 후퇴한 838.45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기관이 1682억원, 외국인이 725억원 순매도했고 개인 홀로 2529억원 순매수했다.
유가증권시장과 마찬가지로 코스닥 종목 역시 대부분 하락했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 중에선 HLB만 2.16% 상승 마감했고, 에코프로비엠(-5.59%), 에코프로(-4.65%), 알테오젠(-2.10%) 등 9개 종목의 주가가 전날보다 밀렸다.
업종별로는 화장품(2.62%), 출판(1.03%), 비철금속(1.01%) 등이 올랐고 무역회사와 판매업체(-4.43%), 전기제품(-4.41%), 화학(-3.46%) 등은 내렸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5원 오른 1365.0원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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