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가 작년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적자를 이어갔다. 연체율은 8%로 뛰어 올랐고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를 넘어섰다. 저축은행중앙회는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충분히 가능한 수준으로 ‘위기설’ 확대에 진땀을 빼는 모습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올해 1분기 79개 저축은행 당기순손실이 154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9일 밝혔다. 작년 1분기(527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3배(192.8%) 이상 늘었다.
여신규모 축소에 따라 이자수익이 2336억원 줄었고 선제적 대손충당금 1326억원 추가 적립의 영향이다.
건전성도 악화했다. 연체율은 전년 말 대비 2.25%포인트(p)오른 8.80%를 기록했다. 경기회복 둔화와 경기침체 등으로 거래자의 채무상환능력이 낮아지면서 연체율이 크게 뛰었다. 지난 2021년 2.51%였던 연체율은 2022년 3.41%, 2023년 6.55%로 빠른 속도로 치솟는 중이다.
여신 감소도 연체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저축은행업계 1분기 여순은 101조3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2.6% 감소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문턱을 높였기 때문이다.
기업대출 연체율 11%로 전년말 대비 3.52%포인트 상승했고 가계대출 연체율은 5.25%로 0.24%포인트 상승했다. 가계대출의 경우 1분기 5000억원 매각·상각을 통해 관리 가능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게 중앙회의 설명이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말 대비 2.59%포인트 상승한 10.32%로 집계됐다.
경영안정성 지표인 BIS비율은 14.69%로 법정기준(8%) 대비 2배 수준을 유지했다. 유동성 비율은 227.27%로 집계됐다. 현금과 예치금, 중앙회 예탁금, 즉시 매도가능한 유가증권 등 가용 유동성 역시 수신규모의 약 15%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112.99%로 법정기준(100%) 보다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회는 “2022년 하반기부터 위험자산을 축소해왔고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이익금 내부유보 및 증자 등으로 경영안정성은 이상이 없는 상황”이라며 “현 시점의 리스크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통화긴축 기조가 지속되고 부동산시장 회복 지연 등 어려운 영업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예금금리 안정화, 거시적 불확실성 해소 및 손실흡수능력 확충 등 내실 강화를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저축은행 업계는 부동산 PF대출과 관련해 2분기 3500억원 규모의 자체 정리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캠코 매각과 경·공매 활성화 등으로 2분기부터 부실채권 해소의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개인사업자 대출은 새출발기금 외 제3자 매각 허용(1월)에 따라 개인신용대출과 함께 제2차 채권 공동매각을 6월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또 2분기까지 2000억~3000억원 규모의 수시·정기 대손상각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할 방침이다. 분기별 상각 규모는 지난해 4분기 4606억원, 올해 1분기 2615억원 등이다.
한재희 기자 one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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