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 76% 정도가 일반·대형가맹점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여신금융협회로부터 제출 받은 ‘가맹점 매출구간별 평균수수료율 현황’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가맹점에서 결제된 신용카드로 얻은 수수료 수익은 13조 340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10조 1800억원은 연매출 30억원 초과 가맹점에서 나왔다. 전체 수수료 수익의 76.41%다.
연매출 30억원 초과 가맹점은 전체 가맹점(492만 6000개)의 4.5%(17만 8000개)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연매출 규모 3억원 이하인 영세가맹점(283만 9000점)을 포함한 3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이 대부분이다.
이같은 수익 쏠림은 금융당국의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에 기인했다. 지난 2019년부터 우대 수수료 대상이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으로 확대되면서 카드사가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실제 일반·대형가맹점에 대한 신용카드 수수료율은 상승했다. 2019년 1.97%~2.04% 수준이던 30억원 초과 가맹점 수수료율은 지난해 평균 2.07%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우대를 받은 30억원 이하 가맹점 수수료율이 0.8~1.6%에서 0.5~1.5%까지 내린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연매출 30억원을 넘긴 일반가맹점(연매출 30억~500억원 이하)의 수수료 부담이 커졌다. 한국마트협회 등은 대형가맹점(연매출 500억원 초과)이 지난해 평균(2.07%)보다 낮은 1% 후반대 수수료를 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일반가맹점의 부담이 커졌다는 주장이다.
동네 중소마트들은 지난달부터 롯데카드 가맹 계약을 해지하며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롯데카드가 2.13%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부과해 가장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2년 전에도 신한카드가 일반가맹점 평균 수수료율을 2.02%에서 2.28%로 올리겠다고 하자 두 달가량 보이콧했다.
일반·대형가맹점들은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이 한 곳에 쏠렸다는 입장이다. 전체 가맹점 중 5%도 되지 않는 소수의 일반·대형가맹점들이 카드사 수수료 수익의 76%를 담당하고 있단 점에서 점주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설명이다.
반면, 카드업계는 금융당국이 정한 수수료율 적격비용 체계 안에서 산정하고 있으며, 각사별로 원가구조가 달라 수수료가 상이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 2022년 2월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제도개선 테스크포스(TF)’ 구성하고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인하되는 구조를 개선하고자 했지만 현재 별다른 변화없이 멈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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