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부터 22대 국회가 시작된다. 21대 국회에서 매듭을 짓지 못한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법안들이 속도감 있게 재추진될지 이목이 쏠린다. 업계는 기업 생존과 직결된 만큼 신속한 처리가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프트웨어(SW)진흥법 개정안·인공지능(AI) 기본법 등은 ICT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주요 법안이지만, 지난 4년 내내 지지부진했다. 국회의원 선거(총선)를 비롯해 여·야의 정치적 갈등, 정부와 민간 합의점 도출 실패 등 여러 요인이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ICT 업계에서 화두였던 SW진흥법 개정안은 21대 국회 막바지까지 진통을 앓았지만,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개정안에 담긴 내용 중 대기업의 공공 SW사업 참여 기준에 대한 정부와 민간 간 합의안 도출에 실패해서다.
SW 진흥법 개정안 통과에 속도를 내온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2월 중견SW기업협의회와 만나 합의점을 도출하려 했으나 무산됐다. 협의회 측은 대기업 참여제한 기준 사업금액 하한 700억원을 응용·개발사업에만 한정하는 등 중견기업이 받을 영향을 최소화하는 기준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과기정통부도 이를 어느 정도 수용했지만, 최종 단계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AI산업 육성과 규제 내용을 담은 AI 기본법(AI 산업 진흥 및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법률안)도 이날 자동 폐기됐다.
이 법이 21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는 정치적 갈등이 꼽힌다. 방송법 등을 둘러싼 여·야 간 대립으로 뒷전으로 밀려났고, 논의 때마다 견해차만 선명해지는 모습을 보였다. ‘우선 허용·사후 규제’ 원칙 같은 중요한 조항이 삭제된 것에 대해 일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의견도 이어졌다.
업계는 이들 법안이 산업 전반 쟁점과 맞물려 있는 만큼 22대 국회에서 재논의될 가능성은 크다고 본다. 특히 AI 기본법은 AI 글로벌 빅테크 기업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는 만큼 속도감 있게 정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정치적 갈등에 의한 대립이 재연된다면 추진 속도는 느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ICT 현안은 선거철이 지나면 정치권 관심사에서 사라지는 분야지만 SW진흥법이나 AI 기본법은 기업에 따라 생존과 직결되는 법안”이라며 “관련 상임위원회에서 조금 더 깊이 있게 다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