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바닥재 전문 기업 녹수의 경영권 인수를 위한 9부능선을 넘었다. 다음 주 중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기로 했다. 인수금융은 현재 대주주인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의 것을 승계하기로 했는데, 금리까지 거의 동일한 조건으로 승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스틱인베는 이르면 다음 주(6월 첫째 주) TPG와 녹수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한 SPA를 맺는다. 거래 대상은 TPG가 보유한 녹수 지주회사 모림 지분 65%이며 가격은 4000억원대로 알려졌다. 최근 MBK파트너스에 매각된 지오영(2조원)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딜이 완료되는 것이다.
녹수는 1994년 설립된 바닥재 전문 업체다. 상업용 럭셔리비닐타일(LVT) 시장에서 세계 1위 사업자다. 시장 점유율이 약 2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공항 라운지, 에르메스 파리 매장 등에 녹수의 LVT가 적용됐다. 현재 미국 오하이오, 베트남 호찌민에 공장을 두고 있다.
녹수는 지난 2017년 글로벌 사모펀드 TPG에 매각됐다. 당시 TPG는 3600억원에 녹수 경영권 지분 65%를 인수했으며, 이후 지난해 지분을 약 1조원에 되팔고자 시도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결국 그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스틱인베가 인수하게 된 것이다.
녹수의 지난해 매출액은 2591억원이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4% 줄어든 규모다. 영업이익도 310억원에 그쳐 1년 전과 비교해 41%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 악화가 이번 몸값 책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경영권 매각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인수금융이다. 앞서 TPG는 2020년 인수금융을 조기 차환했는데, 하나은행과 하나증권으로부터 2500억원을 연이율 3~4%에 빌린 것으로 전해진다. 스틱인베는 이를 그대로 승계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는데, 금리 부분에 있어서는 이견이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스틱인베 측은 금리를 2020년 때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고자 대주단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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