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동 이후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주주환원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통신업계 실적 부진이 가시화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 차원에서 자사주 소각 등을 통해 주주이익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하나증권은 29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서비스 업종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하면서도 “단기 10~20%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6~7월엔 통신주 단기 매수를 추천한다”는 내용의 6월 투자전략 보고서를 내놨다.
2분기 실적 추정치나 올해 연간 실적 전망 기준으로는 통신사 매수를 추천할 상황이 아니지만, 다음달 중으로 구체적 중기 주주이익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통신업종의 주가는 최근 지속적인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통신업종의 최근 3개월간 주가는 코스피 대비 6.1% 낮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실제 이날 통신3사가 포함된 ‘KOSPI 통신업’ 지수는 2분기 들어 코스피 수익률(-2.15%)을 소폭 하회하는 수준인 -2.36% 등락률을 나타냈다. 1분기 통신사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 감소하는 데 그쳤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반도체와 금융주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난 영향이다.
시장에서는 통신사들의 추가 주주환원 정책에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통신3사의 배당수익률 자체가 5.7~6.7% 수준으로 이미 높은 수준인 만큼 배당성향을 늘리기보다는 중장기 차원의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잇따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KT가 최근 총 17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에 나선 것과 같은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이 SKT와 LG유플러스에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수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 6.7%, KT 5.7%, LG유플러스 6.5% 등 3사 배당수익률은 이미 높은 수준으로, 자사주 매입·소각이 추가적인 주가 모멘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실제 통신사들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주주환원 정책 강화 의지를 적극 내비치고 있다. KT는 올해부터 배당 정책을 ‘분기 배당’으로 변경했다. 투자자들이 KT의 배당규모를 먼저 확인하고 투자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주주 환원 재원을 자회사 실적을 포함하는 연결기준으로 변경하고, 실적 개선에 비례한 주주 환원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LG유플러스는 전년 수준의 배당을 유지한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내달 주주이익환원정책을 공식 발표할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다만 통신3사의 주가 반등은 일시적일 뿐 장기 관점에서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는 분석이 앞선다. 인공지능(AI) 등 신사업 성과가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데다 단통법 폐지 등 각종 규제 역시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시각이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단기 주주이익환원 정책 기대감 또는 장기 요금제 개편을 통한 2026년 이후 이익 성장 기대감으로 통신주 상승이 나타날 수 잇는 상황이므로 단기 또는 초장기 투자에 나설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업종 특성상 경기, 금리와 무관한 안정적인 이익 성장을 보여주겠으나, 성장속도가 매년 둔화되고 있고 신사업 성과를 기업가치에 반영하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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