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초보 엄마·아빠, 손주를 봐주던 할아버지·할머니가 흔히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가 바로 손목 통증이다. 피아니스트 등 손을 많이 쓰는 직업과 취미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자주 나타나는 손목 통증은 건초염일 가능성이 높다.
해태 선수를 거쳐 삼성 감독을 지냈던 투수 선동열이 고생한 것으로 유명한 질병. 맞벌이 자식을 위해 손주 돌보기를 하는 어르신들이 늘그막에 얻게 되고 더 무겁고 커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들고 다니는 젊은이들도 많은 고통을 겪으면서 새로운 현대병이 되고 있다.
손가락과 손목을 움직이는 근육의 힘줄들은 손목을 거쳐가게 된다. 이러한 힘줄과 힘줄들을 감싸는 조직인 건초에 문제가 생기는 것을 손목 건초염이라 한다. 그 중에서도 엄지손가락과 엄지 쪽 손목에 통증이 흔히 발생한다. 이것은 질환을 발견한 스위스인 의사의 이름을 따서 드퀘르벵 건초염이라 부른다.
손목에 특정 동작을 반복하는 경우 힘줄과 주변 조직에 자극이 될 수 있다. 자극이 쌓이다 보면 통증과 부기가 발생할 수 있다. 힘줄이 두꺼워지면서 손목이 뚝뚝거리거나 뻣뻣해지게 된다. 가동범위와 근력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아기나 물건 들어올리기, 물 따르기, 글씨 쓰기, 마우스 사용, 심지어는 수저질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손목을 다친 이후 후유증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힘줄에 석회라고 하는 칼슘 덩어리가 들러붙은 경우, 류마티스관절염과 같은 염증성 질환을 앓는 경우나 임신처럼 몸에 부기가 많아지는 상태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엄마의 엄지손가락 통증’
위험 요소들은 다음과 같다.
1. 연령: 30~50대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 신체 회복은 10~20대에 비해 더디면서도 신체 활동은 여전히 많은 연령대라 그럴 것으로 생각된다.
2. 성별: 통계상 여성에서 더욱 흔하다.
3. 임신: 임신에 따른 호르몬 변화나 부기와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
4. 육아: 아기를 안아 올리는 과정에서 흔히 발생한다. 때문에 아기를 키우는 부부나, 육아를 도와주는 조부모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외국에서는 엄지손가락 쪽에 발생하는 드퀘르벵 건초염을 ‘Mommy’s thumb (엄마의 엄지손가락 통증)’이라 부르기도 한다.
5. 직업‧취미: 힘줄에 심한 마찰을 일으키며 손목을 혹사할 수밖에 없는 피아니스트와 조각가 등의 예술가,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사무직이나 개발자, 요식업 종사자, 미용사, 정비업 종사자, 주부, 의료인 등 다양한 직업인에게 생긴다. 야구, 농구, 핸드볼,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골프, 볼링, 클라이밍 등의 스포츠 종목에서 많이 발생한다. 악기 연주, 그림, 공예와 같은 취미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생긴다.
손목 건초염의 치료 목표는 염증과 통증을 줄이고, 정상적인 손목 움직임을 회복하는 것이다. 초기에 치료하고 관리할수록 경과가 좋다. 조기 치료를 적극 권장한다.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을 실시한다. 심한 경우는 수술을 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손목과 손가락, 드퀘르벵 건초염의 경우에는 손목과 엄지손가락의 사용을 되도록 피하고 쉬게 해주는 것이다. 특히 손가락과 손목을 동시에 힘쓰고, 동시에 움직이는 동작을 줄여야 한다. 손과 손목을 사용하는 중간 중간 휴식과 함께 가벼운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 또한 도움이 된다. 보조기나 보호대를 사용하여 손가락과 손목을 고정하기도 한다. 특히 아기를 돌보면서 발생한 경우에는 되도록 보호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아기가 커가면서 걸어 다니기 시작하고, 안아줄 일이 줄어들면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을 참고 계속 손목을 사용하는 경우 증상이 만성화되거나 심한 경우 힘줄의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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