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사업법 개정안 논의 통해 톤 다운
‘안도’ 가맹본부, 복수단체 난립 등 우려 여전
점주 측 “강제력 약화…실효성 아쉬워”
프랜차이즈 업계를 달궜던 ‘가맹사업거래공정화법(가맹사업법) 개정안’이 결국 21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가맹본사와 점주의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가맹본사 측은 즉각 환영의 입장을 낸 반면, 점주들은 “가맹본사의 갑질을 호소할 장치가 사라졌다”며 반발하는 입장이다.
2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민주유공자법 등 4개 법안이 국민의힘 불참 속에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 처리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재의결했으나 부결됐고, 전세사기특별법은 야당 단독 처리됐다. 이외에 더불어민주당이 처리의 필요성을 강조한 7개 쟁점 법안 중 양곡관리법, 가맹사업법 사업법 등 3개 법안의 표결이 진행되지 않았다.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단체가 계약 변경, 거래조건 등에 대한 협의를 요청하면 본부가 이에 응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만약 응하지 않을 땐 시정조치와 과징금을 내려 제재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야당 단독으로 의결됐으며 본회의에 직회부됐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 가맹본부 측은 이 개정안으로 산업 위축이 우려된다며 통과를 거세게 반대해 왔다. 다만 입법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개정안은 강제성이 다소 약화했다. ‘시정조치’ 제재는 남았지만 ‘과징금’은 제외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도 가맹점주가 본부에 협의를 요청할 권리를 보장하는 법 조항(가맹사업법 제14조의2 제2항)은 있었지만 강제성은 없었다. 이에 따라 본부가 이에 응하지 않으면 제재를 줘야 한다는 게 이번 개정안의 취지였다.
앞서 차관회의를 통과한 필수품목 거래조건 협의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도 원안과 달라졌다. 필수품목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필수로 구매하도록 한 재료나 용품을 말한다. 일부 가맹본부가 시장 가격보다 과도하게 높은 가격으로 가맹점에 필수품목을 공급하면서 문제가 됐다. 당초 개정안은 필수품목 거래 조건을 불리하게 ‘변경’ 또는 ‘유지’하는 경우 성실하게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이 중 ‘유지’가 빠졌다. 이에 따라 원·부자재 가격이 내려가도 본부는 이에 대한 점주의 협의 요청에 응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이날 결국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미상정되자, 프랜차이즈산업협회 산하 1000여개 회원사는 환영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이번 개정안은 절차면에서 상임위 법안소위와 법사위를 건너뛰는 등 일방적인 파행을 거듭, 본회의 통과시 의회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었다”며 “또, 여야 협의 및 이해 당사자 논의도 거치지 않아, 일방적인 내용으로 가맹사업의 심각한 위축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아 “개정안이 최종적으로 이번 국회에 미상정됐지만, 협회 및 업계는 그간의 과정과 이번 결과를 가맹사업과 국가 경제에 기여하라는 국민들의 엄중한 뜻으로 받아들이겠다”며 “7월 시행 예정인 공정거래위원회 필수품목 개선대책이 업계에 빠르게 안착해,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 간의 건전한 협의 및 소통문화가 확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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