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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만 해도 역사를 기반으로 다양한 관광 상품을 선보이면 성공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방의 경우 관광산업을 위한 기본 인프라가 부족하고 청년 인구도 적지만 찾아보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아이디어도 많습니다.”
최근 경주에서 만난 한민규(사진) 경북관광기업지원센터 센터장은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다양한 관광 스타트업 지원책을 소개하며 이 같이 밝혔다. 관광을 통해 저출생 고령화에 따른 지역 인구 소멸 위기를 해소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일석이조’를 노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경북의 경우 지역의 70%가 인구소멸지역에 해당한다. 이 중 경주는 전체 인구가 24만여 명으로 전주(64만 명), 창원(100만 명)에 비해서도 턱없이 적다. 역사 유적지가 많지만 경주는 관광객들이 부산을 가기 위해 거치는 경유지에 그치고 있다. 경북문화관광공사가 2022년 10월 경주를 거점으로 관광기업지원센터를 열고 지역의 관광산업에 활기를 불어넣으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센터는 관광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가 가능한 유관 기관과 네트워킹 행사를 열고 기업공개(IR), 브랜드 전략 등의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창업가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지원책이지만 지역에서는 얻기 힘든 기회다. 경북 의성군에서 지역 여행 상품을 제공하는 ‘별헤는’의 이주 대표는 “지역에 있다 보면 빠르게 변하는 관광 트렌드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며 “센터에서 트렌드를 알려주고 사업 운영에 대한 조언을 줘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센터의 지원이 실질적으로 매출 확대로 이어지는 사례들도 나왔다. 영주의 B급 농산물로 콤부차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비네스트’는 지난해 센터를 통해 판로를 개척했다. 오민택 비네스트 대표는 “센터에서 소개한 박람회 등 외부 행사에 거의 다 참여해 소비자에게 회사를 알렸다”며 “이전에는 기업 간 거래(B2B)나 기업과 정부 간 거래(B2G)를 통해 판로를 찾았다면 센터를 통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의 판로를 찾았다”고 언급했다. 드론으로 지역 문화재의 안전 점검 등을 실시하는 ‘리하이’의 추혜성 대표도 “센터 지원으로 드론으로 문화재를 데이터화해 판매하는 플랫폼을 구축·고도화해 신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업체끼리 연결해 신상품을 개발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센터 입주사인 ‘1936경주체리’는 지역 막걸리 업체와 협업해 체리 막걸리를 만들고 있다. 경주 최부자댁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식 파인 다이닝, 카페 등을 운영하는 ‘하우스오브초이’도 올해 센터에 입주해 경주 지역관광을 알리는데 머리를 맞대고 있다.
지난해까지 센터에서 입주 공간 및 사업자금을 지원한 곳은 53개사다. 이 중 외부 투자 유치로 이어진 곳도 3곳에 이른다. 한 센터장은 “올해는 지역에 특화된 관광 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상주, 문경, 영주에 ‘뿌리발굴단’ 사업을 추진하려고 한다”며 “지역의 독특한 인문자원, 문화를 바탕으로 지역 고유성을 찾는 기업을 지원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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