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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물가가 가장 크게 요동치는 나라 중 하나다. 전쟁, 유가, 환율 등에 있어 작은 변수 하나에도 엄청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물가가 14년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는 이유다. ‘물가 때문에 울고 웃는다’는 말은 21세기인 현재에도 유효하다. 따라서 물가를 잡는 것이야 말로 정치권이나 정부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숙제다. 더욱이 가장 밀접하게 닿아있는 유통기업들은 물가를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아시아투데이는 기상천외한 방법과 눈물나는 노력으로 물가를 낮추기 위해 힘쓰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유통의 발전상을 짚어보고 앞으로 가야할 뱡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김교진 이마트 참외 담당 바이어는 올 초 경상북도 성주로 이사를 했다. 최근 ‘금사과’ 대란을 지켜보며 바이어로서 어떻게 하면 유통 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직접 산지에 가서 유통 단계를 간소화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가 매일 오후 1시 참외 공판장에 ‘이마트’ 이름으로 중도매인을 등록하고, 경매 참여에 나서는 이유다. 김 바이어는 “업계 최초로 성주지역 공판장 중도매인 자격을 획득했다”며 “바이어가 직접 산지 공판장에서 매입해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최초의 사례로 자부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가격을 낮추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산지 관리 강화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가성비를 갖춘 PB(자체브랜드)상품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어서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 1월 5일부터 145일째 ‘가격파격’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매월 식품 3대 핵심 상품과 40대 일상·가공 주요 상품들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가격파괴 행사는 올 한 해 동안 이어진다.
월별 가격파괴 식품 3종은 ‘인기 먹거리-채소-가공식품’에서 각각 1개씩 선정해 파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이 외에도 분기마다 60여 개의 먹거리와 생필품을 초저가로 제공하는 ‘가격역주행’ 행사도 진행 중이다.
이마트가 일부 제품을 시중가 대비 저렴한 값에 판매할 수 있었던 데는 산지 관리 강화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이를 위해 이마트의 각 품목별 바이어들은 전국 산지별 작황은 물론, 물량과 수급·재고 등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출장을 다니며 직거래에 나서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신선도라는 제한이 있기 때문에, 물량이 과잉인 산지의 경우 때로는 가격협의를 통한 소진이 필요하다”며 “조금 더 저렴하게 구매하기 위해 다양한 산지를 직접 돌아다니며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지 바이어 제도’도 운영 중이다. 영호남 지역에 과일·채소 각 2명씩 총 4명의 ‘산지 바이어’가 상주, 산지의 실시간 품질관리 및 소통을 통해 사무실과 산지와의 지리적 한계를 극복해 주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바이어가 직접 경매에 참여해 가격 낮추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3월 바이어들은 경상북도 성주 지역의 공판장 참외 중도매인 자격을 획득, 마트에서 판매될 참외를 협력사를 거치지 않고 팔고 있는 중이다. . 각종 물류비, 작업비, 수수료 등도 절감해 더욱 저렴한 가격에 선보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가성비 PB상품을 확대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실제 이마트의 PB 브랜드인 노브랜드는 디자인·포장 등의 최소화로 제품 가성비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덕분에 론칭 첫해인 2019년 8300억원이었던 노브랜드의 매출액은 지난해 1조3800억원으로 껑충 뛰기도 했다. 이에 회사 측은 노브랜드를 앞세워 상품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상품 컨벤션도 매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제로·헬시플레저·비건 등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 개발에 더해, 해외 유명 먹거리 직소싱과 브랜드 컬래버 상품 등 차별화에도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생필품을 저렴한 가격에 대용량으로 구비해 두려는 고객들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트레이더스만의 대단량 운영과 저마진 정책, 대량 매입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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