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는 최근 쿠팡 멤버십 와우를 해지했다 곧바로 다시 가입했다. 어머니의 부탁으로 세탁기를 구매하려고 보니 월회비를 지불하고도 회원가로 사는 것이 비회원가로 구입하는 것보다 유리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쿠팡이 와우 가입 비용을 많이 올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해지했었는데 쿠팡을 이용해 쇼핑을 하려니 가입 안할래야 안 할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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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가 제품 가격 할인, 차별화한 서비스 제공 등을 통해 멤버십 가입자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단돈 1원이라도 싸거나 서비스가 조금만 마음에 안 들어도 소비자가 구매처를 바꾸는 등 경쟁이 치열해진 시장에서 잠금(락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료 멤버십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유통업계는 포인트 적립제 등 무료 멤버십을 활용해 유사한 효과를 노리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기존 와우 회원 회비 인상 시점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쿠팡은 할인 정책과 와우 혜택 강화를 통해 멤버십 가입자 이탈 방지를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지난달 신규 가입자의 월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올린 쿠팡은 8월부터 인상된 회비를 기존 회원에게도 적용할 계획이다.
쿠팡은 낮은 회원가 책정으로 회원 가입을 유도하는 동시에 혜택도 확대하고 있다.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쿠팡이츠 무료 배달 서비스 지역을 26일 수도권과 6대 광역시, 지방 주요 적용 지역에서 전국으로 확대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쿠팡이 회원 이탈을 막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면 네이버는 ‘쿠팡 이탈 가입자’ 잡기에 힘을 쏟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부터 네이버플러스를 신규 이용자 대상으로 3개월 간 무료 제공 중이다. 또 도착 보장 당일 배송과 일요 배송을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했다. G마켓이 이달부터 6월 3일까지 G마켓과 옥션을 통해 신세계유니버스클럽에 가입하면 연회비를 3만 원에서 4900원으로 84% 할인해주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롯데홈쇼핑의 경우 홈쇼핑 시장에서의 충성 고객 확보를 헬스케어 서비스 제공이라는 차별화 카드를 집어 들었다.
K유통이 이처럼 멤버십 회원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국내외 유통 채널의 증가로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되면서 자칫 한 순간에 고객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구매처를 바꾸려면 다른 장소를 방문하는 수고를 해야 했지만 지금은 클릭 한두번이면 끝난다”며 “멤버십은 고객 이탈을 막아주는 가장 확실한 안전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멤버십 가입하지 않아도 무료 배달’을 강조하던 배달의민족이 결국 멤버십 도입으로 선회한데도 이같은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유료 멤버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코스트코와 쿠팡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인 유인책으로 멤버십 가입 유도할 수는 있지만 멤버십 가입이 진정한 충성 고객 확보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상품과 가격 경쟁력이 필수”라며 “코스트코 회원은 멤버십 때문이 아니라 제품이 좋아 코스트코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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