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비자들의 여행비 지출의향이 1년 이상 하락하면서 국내·해외 모두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업계는 엔데믹 보복소비 효과가 끝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28일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2015년부터 시행 중인 ‘주례 여행 행태 및 계획 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6000명)를 분석한 결과, 국내·해외여행의 여행비 지출 의향은 코로나 발생 직후인 2020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후 급상승과 재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국내여행의 경우 여행비 지출의향이 2019년 35%에서 2020년 27%까지 떨어졌다가 반등해 2022년 47%로 고점을 찍었다. 올해 1~4월에는 다시 36%까지 하락하다 지난 4월 35%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전인 2019년 동월 대비 증감을 나타내는 여행코로나지수(TCI)는 100으로, 지난 수년간 과열됐던 국내 여행심리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냉각됐음을 보여준다. ‘덜 쓸 것’이라는 응답을 기준으로 하면 TCI는 132으로 여행비 긴축 심리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해외 여행비 지출의향은 2019년 39%에서 2020년 18%로 반토막 났으며, 이후 3년 연속 반등했다. 지난해에는 47%로 최고점을 찍었다. 코로나로 억눌렸던 여행심리가 터져 나오며 ‘보복 여행’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졌다.
하지만 올해 1~4월 다시 42%로 떨어졌다. 국내여행과 마찬가지로 월별로도 하락세가 이어지며 지난 4월에는 41% 수준을 나타냈다.
여행비 지출의향은 ‘앞으로 1년간 관광여행에 쓸 비용이 지난 1년에 비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라는 질문에 ‘더 쓸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을 뜻한다.
지출의향 하락과 함께 앞으로의 여행 계획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년간 국내여행 계획률(향후 3내월 내)은 최고 77%에서 최저 66% 사이에서 하락 추세를 유지했다. 최근 2개월 연속 반등하며 4월 70%까지 회복했음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74%)보다 낮은 수준이다.
향후 6개월 내 해외여행 계획률은 지난 4월(46%) 반짝 상승해 전년 동기 보다 높았다. 국내여행보다 하락세가 크지 않아 보이나 이는 코로나 시기의 기저효과 때문으로, 지난 11월(49%)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여행 경험자들의 지출 금액도 감소 추세다. 지난 4월 기준 1일당 평균 여행경비는 국내여행 7만8000원, 해외여행 25만7000원이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같은 달에 비해 국내는 8%, 해외는 15%를 더 썼다.
그러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15%(통계청 국가통계포털)와 환율·항공료 급등을 고려하면 국내 여행비는 오히려 감소했고 해외 여행비는 그대로라는 분석이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국내여행은 코로나 이후 과열기에서 냉각기로 떨어지기 직전이고 해외여행은 회복도 되기 전에 된서리를 맞은 모습”이라며 “한때 우려됐던 해외여행 과소비는 기우가 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해외 모두 여행 경기 전망 지표에 반등을 기대할 여지가 없다는 점은 심각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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