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리티 업종, 3개월 만에 15% 수익률
S&P500지수 4.2% 크게 웃돌아
데이터센터 관련 장비·전력 수요 폭발적 증가 기대
엔비디아 웃도는 주가 상승폭 기록한 기업도
인공지능(AI) 열풍이 월가를 휩쓴 지 1년 이상 흐른 가운데, 투자자들은 기술주뿐만 아니라 관련 전통 산업에서도 기회를 발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부 개척시대 골드러시 당시 청바지나 삽을 팔던 사람들이 돈을 벌었던 것처럼 AI 개발과 관련된 필수 전통산업들의 주가가 뛰는 것이다.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들은 AI 기술 자체에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은 물론 AI 제품 운용에 필요한 전력, 인력, 원자재, 장비 공급업체들에도 예상치 못한 수혜를 가져다주고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실제로 S&P500지수 유틸리티 업종은 지난 석 달 동안 15% 수익률을 기록하며 다른 업종을 압도하고 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 전체 수익률이 4.2%를 기록한 것과 대조된다. 미국 인프라 관련주를 종합한 글로벌X미국인프라개발 상장지수펀드(ETF)도 연초 이후 13%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S&P500지수(11%)를 상회하고 있다.
AI 수요 급증에 데이터센터 건립이 증가하고 전력 수요량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해당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자산운용사 뉴욕라이프투자의 로렌 굿윈 수석 시장전략가는 “데이터센터 건설 및 운영업체와 발전소 등에 투자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UBS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의 나디아 노벨 수석 미국주식전략가는 “AI 거래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더는 한 종목에 의존하지 않는다”며 “반도체는 기본이 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수요 급증으로 인해 예비 발전기, 냉각시스템 등 데이터센터 필수 장비의 납품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센터용 전력 공급 장비와 냉각 장비를 제조하는 버티브홀딩스는 올해 1분기 신규 수주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해 들어 121% 폭등했다. AI 열풍을 이끄는 엔비디아 주가 상승폭 115%도 웃돌았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실적 발표에서 “차세대 산업혁명이 시작됐다”며 “기업과 국가가 기존 데이터센터를 ‘AI 공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력 관리 장비를 만드는 이튼과 상업용 건물 전자 시스템 제조사 존슨컨트롤스의 주가도 올해 각각 42%, 28% 뛰었다.
랠리로 인해 이들 종목은 현재 장기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1배, 버티브는 40배로 모두 S&P500 종목 평균인 21배를 웃돈다.
이에 더해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경우 인프라 관련주들이 추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에 대한 투자 열기로 현재 주가가 고공행진 중인 전력·인프라 기업들의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위험도 크지 않다고 짚었다. 조셉 지오 윌리엄스존스자산운용 애널리스트는 “이 회사들은 예전처럼 경기 순환적이지 않다”며 “예를 들어 이튼은 향후 5년간 순이익을 거의 두 배로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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