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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지는 ‘구글·애플 갑질’ 과징금 부과…방통위는 여전히 의견 청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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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회가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위반과 관련한 과징금 부과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총 680억원의 과징금 부과 계획을 밝힌 지 8개월째다. 방통위는 여전히 관련 업계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하지만, 업계에서는 하루빨리 구글과 애플에 대한 명확한 제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6월 초 구글·애플의 인앱결제 강제와 관련해 웹툰·전자책·음원 스트리밍 업계 등의 의견을 취합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방통위는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수수료 정책에 대한 적정성과 제3자결제 방식의 실효성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방통위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을 운영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멜론)·지니뮤직(지니뮤직)·드림어스컴퍼니(플로) 등과 대한출판문화협회·한국웹툰산업협회 등 유관 협단체에 의견 수렴 요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개별적으로 방통위를 만날 예정이다. 논의에 참석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방통위에서 관련 업계의 생각을 들어보려는 차원에서 자리를 마련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웹툰·전자책·음원 스트리밍 등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 업체들은 지난 2021년 6월부터 구글에 매출의 최대 30%를 인앱결제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다. 구글이 애플리케이션 개발사에 앱 외부의 결제를 금지하고 인앱결제를 의무화하면서 인앱결제에 붙는 수수료를 지급할 수밖에 없어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개정 전기통신사업법)’이 그해 9월 시행됐다. 구글이 앱 내 제3자결제를 허용하긴 했지만 여기에 최대 26%의 수수료를 부과했다. 앱 외부 결제 페이지로 통하는 ‘아웃링크’ 금지 방침도 고수했다. 이 때문에 업계는 기존에 없던 고율의 수수료를 납부해야 했고, 결국 앱 결제 콘텐츠 가격을 15~20% 인상했다. 원래부터 인앱결제만 가능하던 애플 역시 구글과 같은 방식으로 제3자결제를 허용했다.

방통위는 이런 행위가 법 취지를 위반했다고 보고 지난 2022년부터 부당행위에 대한 사실조사를 벌였다. 1년여 간의 조사 끝에 구글과 애플에 지난해 10월 각각 475억원과 20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는 방통위가 역대 부과한 과징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당시 방통위는 “앱 마켓 사업자가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행위는 연관된 모바일 생태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엄정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8개월째 결론이 나오지 않아 우려가 커졌다.

업계에서는 방통위가 본격적으로 업계 의견을 듣기 시작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너무 늦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앱결제 강제가 시작된 것이 3년 전인데 그 이후 방통위가 정식으로 의견 수렴을 요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진작에 진행됐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방통위에서 그간 사실조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등을 알려주지 않았다”며 방통위와 의사소통이 원활치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조사를 진행해 왔는지, 앞으로 계획은 어떠한지에 대해 들어보는 부분이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계속해서 관련 의견을 청취해 왔다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등 유관 협단체와 회원사 등을 통해 의견을 충분히 들어 왔다”며 “법률적인 쟁점과 이해관계자가 많다 보니 그러한 부분들을 면밀하게 검토하고자 다양한 의견을 청취 중”이라고 해명했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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