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 상단이 6%에 이르는 등 은행권 대출 금리가 다시 급등하는 분위기다. 기준금리가 11회 연속 동결되며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데다 최근 금융당국이 커버드본드(covered bond·이중상환청구권) 발행 활성화 등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 늘리기’에 속도를 낸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지난 27일 신규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기준 변동(6개월)형 주담대 평균 금리는 4.51~6.05%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말(연 4.37~5.69%) 대비 금리 상·하단이 각각 0.35%포인트, 0.14%포인트 높아졌다.
무엇보다 금융권은 변동형 주담대 평균 금리 상단이 6%를 다시 돌파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연 8%에 육박하던 시기도 있었으나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다. 한때 시중은행 변동형 금리대가 연 2~3%대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차주들 이자 부담이 2배가량 증가한 셈이다.
아울러 변동형 주담대 금리 산정에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례적으로 주담대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올해 들어 코픽스는 △1월 3.64% △2월 3.62% △3월 3.59% 등을 기록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코픽스가 떨어지면 은행이 그만큼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권은 떨어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지난달 늘어난 가계대출 영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올 초까지만 해도 오는 7~8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미국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책금리 인하 예상 시점도 더 지연되고 있다. 은행권은 이런 상황 등이 선반영되며 시중은행 대출 금리의 준거금리인 은행채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지난 2월과 3월 가계대출이 각각 1조9000억원, 4조9000억원 감소했지만 지난달엔 5조1000억원 늘어나며 증가세로 전환돼 대출관리 영향도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당국이 최근 시행한 원화 커버드본드 활성화 정책에 발맞추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커버드본드는 통상 5년을 만기로 발행하는 장기 채권을 말한다. 당국은 커버드본드로 은행이 안정적으로 장기 자금을 확보하게 한 후 이를 통해 장기 고정금리형 주담대 비중을 늘려 소비자 금리변동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 문턱을 높여 가입자들을 고정형 금리 상품으로 이동시키거나 이를 유도하기 위한 속내도 깔려 있을 것”이라며 “당분간 은행들이 변동형 금리를 인상하는 움직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