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최근 신규 운수권(타국에 항공기를 보내 여객·화물을 탑재·하역할 수 있는 권리)을 항공사들에 배분한 가운데, 알짜 노선으로 분류되는 부산~인도네시아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계열사 저비용항공사(LCC)에 돌아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면 대한항공그룹이 인도네시아 노선을 사실상 독점하는 것이다. 지금도 인천~발리·자카르타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취항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24일 항공사들에 신규 운수권을 배분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이 부산~발리(주 4회), 부산~자카르타(주 3회) 노선을 가져갔고,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도 부산~자카르타(주 4회) 노선을 가져갔다. 티웨이항공은 청주~발리(주 3회) 노선을 가져갔다. 국토부는 항공사별로 취항을 희망하는 노선을 신청받아 운수권 유지 능력을 평가한 후 점수를 매겨 배분한다.
항공업계에서는 에어부산과 진에어가 김해공항발(發) 알짜 노선을 가져가면서 인도네시아 노선에 대한 대한항공의 독점이 더 심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1~4월 김해공항 국제선 여객은 총 284만6215명으로, 국내 8개 공항 가운데 인천공항(2258만2275명) 다음으로 많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하면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통합 LCC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노선은 관광과 사업 수요가 많아 알짜 노선으로 꼽힌다. 인도네시아에는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롯데케미칼, 성일하이텍 등의 국내 기업이 진출해 있다. 최근에는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부 장관이 한국을 찾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기도 했다. 향후 인도네시아 신수도인 누산타라 스마트시티 건설이 본격화되면 한국 기업의 진출 기회가 더 열릴 전망이다.
현재 인도네시아 노선은 대한항공과 인도네시아 국영사 가루다항공이 대부분 운영한다. 인천~발리 노선은 대한항공이, 인천~자카르타 노선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취항하고 있다. 가루다항공은 대한항공과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가루다항공은 1990년대부터 공동운항을 해왔고, 2010년에는 대한항공 주도로 가루다항공이 항공동맹 스카이팀에 합류했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했던 부산~발리·자카르타 노선을 한 회사가 될 곳들이 가져갔다. 인기 노선에서 경쟁 제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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