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 수술기록으로 실손보험금 21억원을 편취한 MZ조폭 일당이 적발됐다. 일부 조직폭력배는 적발을 피하기 위해 가슴 부분에 스스로 상처를 내는 등의 방식으로 보험사를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서울경찰청과 공조해 MZ조폭, 보험설계사, 병원, 가짜환자가 공모한 조직형 보험사기를 적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해당 보험사기 일당을 검거한 상태다.
조직폭력배 일원 A는 기업형 브로커 조직을 설립해 보험사기 총책으로 범죄를 기획했다. 같은 조직 대표 B는 공모한 병원 이사로 활동하며 실손보험이 있는 가짜환자를 모집했다.
초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보험설계사 C도 가담했다. C는 가짜환자에게 추가로 보험에 가입하도록 유도하고 허위 보험금 청구를 대행했다. 심지어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하는 요령까지 메뉴얼로 배포했다.
병원은 가짜환자 명단을 브로커들과 공유하며 허위 수술기록을 발급했다. 이들은 브로커들과 매월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정산했다.
더욱이 실제 수술을 하지 않아 남은 프로포폴 등 마약성 마취제 재고는 일부 의료진이 직접 투약하거나 유통한 혐의도 발견됐다. 금감원은 2279개 마취 앰플이 개당 30~50만원 총 10억 상당에 거래된 것으로 추정했다.
조직폭력배가 다수 포함된 가짜환자 260여명은 주로 입원실에서 단순 채혈만하고 6시간 동안 머물다가 퇴원하면서 허위 진료기록을 발급받았다. 이들은 보험금 총 21억원을 청구했다.
일부 조직폭력배는 가슴 부분에 수술흔적을 가장한 상처 자국을 내거나 병원에서 발급해 준 다른 환자 수술 전·후 사진을 제출했다.
이번 사건은 올해 초 금감원과 경찰청이 보험사기 척결을 위해 MOU를 체결한 이후 첫번째 가시적 성과다. 감독당국은 보험사기가 보험제도 근간을 훼손하고 선량한 보험가입자 보험료 인상을 초래하는 대표적 민생침해 금융범죄라고 꼬집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브로커 조직이 갈수록 기업·대형화되면서 교모한 수법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추세”라며 “솔깃한 제안에 동조·가담한 환자들도 형사처벌을 받은 사례가 있으므로 보험계약자들은 사기에 연루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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