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경기도 평택시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제2사업장. 축구장 3배 넓이인 2만575㎡(약 6200평) 규모 공장에서는 인텔리안테크가 6월 본격 양산을 앞둔 저궤도 위성통신 안테나 생산을 위한 시운전이 한창이었다.
저궤도 위성통신 안테나는 고도(高度) 1500㎞ 이하에 떠 있는 저궤도 인공위성과 연결해 주는 단말기다.
인텔리안테크는 기존 접시형 안테나에 이어 납작한 형태의 평판 안테나 개발, 생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작은 공간에서도 간편하게 설치가 가능하며, 빠르고,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 형태로는 스타링크에 이은 전 세계 두 번째 상용화다. 저궤도 위성통신 핵심 고객사인 영국 위성 통신사 원웹(Eutelsat OneWeb)에 공급된다.
기지국이 없는 통신 사각지대나 자율주행차량, 건설장비, 농기계, 철도, 비행기, 선박 등 모빌리티(이동수단) 등에선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저궤도 위성통신과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안테나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서도 저궤도 위성통신이 쓰인다.
◇ 표면 실장 기술로 ‘맞춤 제조’
제2사업장에서는 SMT(Surface Mounted Technology·표면 실장 기술) 라인이 특히 눈에 띄었다. 무선주파수(RF) 반도체칩 등 핵심 부품을 평판 안테나의 핵심 메인 PCB(인쇄회로기판)에 총집결시키는 곳이다. 또 이 부품이 각종 진동이나 충격으로부터 보호될 수 있도록 특수 용액을 주입한다.
강승구 부사장은 “개발 때부터 제조 공정을 자체 설계하고, 이에 최적화된 온도, 습도로 구현해 놓은 공간이다. 특수 장비로 검사까지 모두 이곳에서 이루어진다”며 “작년 2월부터 1년 넘게 샘플을 찍어가며 안정화한 결과 수율(완제품 비율)이 거의 100% 가깝다”고 설명했다.
조립된 완성품은 내재 부품이 인접 위성에 간섭 신호를 주진 않는지, 55도로 뜨겁게 데워진 공간에서 6시간 동안 둬도 문제없는지 확인한다.
여러 외부 환경에 노출된 상황에서 실제 가동 중인 위성통신과의 신호가 정상적인지를 옥상에서 최종 점검을 거친다. 특수 코팅된 인텔리안테크 평판 안테나 위에 물을 부으니 순식간에 물이 흩어져 내려 방수 기능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현재 기준 하루 생산여력은 100대다.
◇ 하반기부터 미군 납품 시작… 전 세계 軍 공략
인텔리안테크는 해상용 위성통신 안테나 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저궤도·중궤도를 포함, 지상용·항공용 시장으로도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2021년 원웹과 계약을 체결하고 저궤도용 접시형 안테나를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룩셈부르크의 중궤도 위성 사업자 SES에도 안테나를 공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3년 매출도 연평균 40%씩 급증할 만큼 성장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3050억원이었다. 95%는 자체 브랜드로 전 세계 600여개 고객사에 수출해 나온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매출은 3500억원대로 다시 두 자릿수 성장할 전망이다.
본사인 평택 제1사업장에서 만난 성상엽 대표는 “평판형이면서 움직이는 상황에서도 동작하는 저궤도 안테나는 스타링크를 제외하곤 인텔리안테크가 유일하다”면서 “대당 5000달러(약 680만원) 정도로 가격 경쟁력이 있는 데다 한 번 사면 8~10년을 쓸 수 있을 정도로 내구성이 좋기 때문에 하반기부터 관련 매출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인텔리안테크는 최근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5개국 군사정보동맹 ‘파이브 아이즈’가 쓰는 군용 통신 위성 광대역 국제 위성통신(WGS)에 들어갈 수 있는 안테나 최종 인증을 받은 상태다. 하반기 미군 납품에 나설 계획이다.
1년 동안 세 단계의 기술적으로 고난도 검증을 받은 만큼 회사 측은 이를 계기로 이번에 개발, 생산하는 평판 안테나를 탱크, 작전차량, 함정, 휴대용 등 전세계 군을 대상으로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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