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정부세종청사서 기자단 간담회
감세·건전재정 유지 필요성 강조
“법인세 인하, 기업 지원 아닌 다른 논리”
정책 기조 전환 주문엔 “부작용 더 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윤석열 정부 감세 정책에 관해 기업을 직접 지원하는 ‘부자 감세’가 아니라 고용이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유인책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법인세는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다른 논리가 있다”며 말을 아꼈다.
최 부총리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감세로 인한 세수 부족 상황을 지적하자 “저와 여러분이 쓰는 용어가 다를 수 있겠지만 감세는 어떤 규모 있는 사람의 세금을 깎아주는 게 감세인데, (현 정부 감세는) 그게 아니라 그 사람들이 투자에 드는 비용은 얼마를 지원하겠다, 고용하면 그 금액의 일부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기업이 투자를 더 많이 하거나 규모를 키우면 지원하겠다고 하는 건 세금을 깎아주는 게 목표가 아니라 어떤 행동의 인센티브로 세제를 활용하는 것”이라며 “일반적인 감세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또한 “(감세가) 경제활동을 촉진하는 인센티브가 안 된다든지, 실제 효과가 덜 나온다거나 하면 제도개선을 할 생각이 있다”면서도 “결과적으로 감세가 무조건적인 지원이라거나, 기업이나 사람을 직접 지원하는 거라서 ‘부자 감세’라고 한다면 정확한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법인세 경우 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세제지원 아니냐는 지적에는 말을 아꼈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 세수 감소가 발생한 건 (전체 손실액의) 10% 정도만 법인세 인하에 따른 것”이라며 “법인세는 기업 간 글로벌 경쟁이다. 기업 유치라든가 다른 논리가 있지만 그것까지 길게 말씀드리진 않겠다”고 했다.
낙수효과에 관한 생각도 밝혔다. 최 부총리는 “기업 법인세 깎아주고 개인한테 소득세 깎아주니 경제활동을 하면서 소비하고 투자하거나 고용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소비·투자·고용 활동에서 발생한 잉여가) 흘러 내려와서 서민층이나 취약계층에 효과를 미친다는 게 낙수효과 정의”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건 인과관계(효과 발생 시기)가 멀다고 얘기한다. (정부는) 그게 아니라 (기업이) 고용이나 직접 투자를 하면 얼마만큼 지원하겠다, 그런 과정에서 기업이 밸류업(가치 상승) 하면 주가에 영향을 주게 돼 당장 효과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고소득자나 대기업의 경제활동, 낙수효과를 기대하는 게 아니고 우리 민생이 어렵고 내수가 힘들어서 투자를 안 하니까 그런 부분을 늘리면 좋겠다, 그렇게 하면 직접적으로 민생이나 내수에 효과가 있겠다 싶어서 인센티브로서 세제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감세를 통해 낙수효과를 기대한다기보다 투자·고용 등에 대한 지원으로 직접적인 효과를 유도하는 게 이번 정부 세제지원 의도라는 설명이다.
서민과 자영업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책을 고민 중이냐는 질문에는 “이분(서민,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완화 시켜주는 노력을 많이 했는데도 고물가, 고금리가 지속하다 보니 어려움이 계속 누적되고 있다”며 “수출이나 이런 지표 괜찮아지고 있지만 내수까지 오는 데 시간 걸려서 그런 과정에서 이런 분들이 어렵기 때문에 어떻게 지원하느냐 하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고, 다시 말씀드릴 기회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건전재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관련 지표가 크게 나아지지 않는 점에 대해서는 “건전재정을 왜 유지해야 하는지는 다들 아실 것”이라며 “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재정지출이 필요하니까 균형을 맞추려 노력하다 보니 지표 개선이 생각보다 느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전재정 기조 전환 요구에 관해서는 “기조 전환으로 건전재정 지표 개선 속도를 더 느리게 한다거나 악화하는 쪽으로 간다면 다른 부작용이 더 커서 지금 상황에선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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