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1분기도 개미 덕에 관련 수익이 크게 늘었다. ‘이자 장사’ 논란에도 증시 거래대금이 늘면서 전년보다 수탁 수수료와 신용거래융자 이자 수익이 증가했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투자·키움·대신증권)의 올해 1분기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수탁수수료 수익은 총 788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9.32% 증가한 수치다. 증권업계 전체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19% 늘어난 1조2099원을 기록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에 상대적으로 코스피에 대한 관심이 쏠리면서 유가증권시장 수탁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39% 늘었다. 삼성증권의 수탁수수료 수익은 46.54% 증가한 623억원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도 45.95% 늘어나며 640억원을 벌어들였다.
개인투자자는 금리인하 기대감,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에 올해 1분기 주식시장에서 활발하게 거래를 이어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의 일평균 거래대금(매수)은 5조5073억원으로 지난해 3조9877억원보다 40% 가까이 늘었다. 1분기 코스피 상승률은 5.09%였다.
개인이 주식 투자 열기에 증권사들의 신용거래융자 이자 수익도 지난해 1분기에 비해 더욱 늘었다. 10대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 수익은 3329억원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은 649억원으로 수익 규모가 가장 컸고 대신증권은 37.00% 늘어나면서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다. 삼성증권(599억원), 키움증권(537억원), NH투자증권(512억원) 등도 신용거래융자 이자 수익 규모가 상위권에 속한다.
그동안 시장금리 변동 추세가 신용융자 이자율에 적절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에 증권사가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신용융자 이자율 등 산정 체계는 올해 3월부터 개선되게 됐다.
다만 증권사들은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늘면서 이자 수익도 커졌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코스피·코스닥 1분기 일평균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1074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일평균 잔고는 18조3614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역시 관련 수익이 증가할 전망이다. 일평균 거래대금이 여전히 20조원대를 기록 중이고 밸류업 등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주식시장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높기 때문이다.
이달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최종안이 나오면서 기업들의 관련 공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KB금융은 국내 상장사 중 처음으로 올해 4분기에 지속가능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내놓기로 했다. 투자자의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당시 늘어난 증시 유동성이 여전히 주식시장에 머물러 있다”며 “일평균 거래대금 20조원, 고객 예탁금 50조원, 신용잔고 20조 원 내외는 이미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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