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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시각] 김홍영 검사와 채수근 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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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사회경제부장

검사 김홍영. 그는 피지 못한 꽃이었다. 정의를 바로잡겠다던 새내기 검사의 꿈은 직장상사의 무자비한 폭언과 폭행에 무참히 짓밟혔다. 그가 유명을 달리한 지 지난주로 꼭 8년이 지났다. 상사의 비인격적인 ‘폭력’은 사무실뿐 아니라 회식 자리, 심지어 동료의 결혼식장에서도 이어졌다. 주변 사람들조차 “혼내는 수준이 아니라 화풀이를 했다는 느낌”이라고 진술할 정도였다.

비참한 결말에 이르게 한 장본인 김대현 전 부장검사는 사건 발생 4년여가 지난 2020년 10월 폭행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지난해 3월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이 확정됐다. 이달 초 구상금 항소심 재판부는 김 전 부장검사에게 손해배상금을 선지급한 국가에 8억여 원을 지급하라는 원심을 유지했다.

사건은 이렇게 마무리됐지만 가슴에 자식을 묻은 부모의 마음은 뻥 뚫린 채 남아있다. “아들을 정말 훌륭하게 키워 국가에 보냈다”고 울부짓으며 “검사 생활 15개월여 만에 그 꿈 많은 아들이 무참히 무너진 건 누구의 책임이냐”고 묻던 김 검사 어머니의 눈물은 여전히 마르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은 검찰로 하여금 임용 초기 가슴에 품었던 ‘검사 선서’의 그것처럼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였는지를 묻고 있다.

해병 채수근. 그 또한 피지 못한 꽃이다. 1년 대학생활을 마치고 해병대에 입대한 청년은 입대한 지 넉 달 만인 지난해 7월 수해 실종자 수색작전에 투입됐다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급류가 흐르는 위험지역에 구명조끼도 없이 무리한 수색 명령을 한 책임자는 아직도 가려지지 않았다. 초기 수사를 맡아 지휘라인 간부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혐의로 지목하고 수사결과를 발표하려 했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항명과 명예훼손으로 눌림 당했다. 오히려 사망사고는 수사 외압 의혹 사건으로 비화해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형국이다.

이른바 ‘VIP 격노설’의 진위를 가리는 고위공직자범죄수서처의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채상병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 요구(거부권)로 다시 국회로 넘어가 28일 재표결을 앞두고 있다. 여당은 공수처에서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이를 지켜보자며 내부 표단속에 나섰다. 야당은 이번에 특검법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22대 국회에서 재검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장외집회를 병행하며 압박하는 야당을 향해 여당은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대통령 탄핵 운운하며 정치사건으로 변질시키고 있다고 맞서고 있다. 사건 조사 결과의 이첩 보류, 자료 회수, 국방부의 재검토 등에 외압이 있었는지 등 본질은 외면한채 ‘격노’라는 표현에 매몰돼 정쟁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VIP의 격노, 여야의 정쟁과 별개로 한 가지 분명하게 생각해야 할 점은 그 어떤 사람이라도 억울한 죽음은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나 한창 꽃 피워야 할 나이에, 그것도 국가를 위해 봉사하던 젊은 청년의 죽음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책임 정치의 도리가 아니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도 모자라 그 억울한 죽음의 진실이 가려진다면 누가 국가에 봉사하겠다고 공무원에 나서고, 누가 나라를 지키겠다고 군대에 가겠는가. 재발 방지를 위해서라도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그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일이다.

“착하게만 산 우리 아들…. 그렇게 해병대에 가고 싶어해가지고 가지 말라고 했는데도 갔다”며 “어디에 있어요, 내 아들.” 사고 직후 현장을 찾았던 채 상병 어머니의 절규는 아직도 귓가에 먹먹하다.

김동선 사회경제부장 matthew@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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