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비만약 개발해 빅파마 잡는다 [비만·당뇨 A to Z④]
경구용(먹는) 비만약은 주사제 못지않게 개발이 활발한 분야다. 주사에 대한 거부감을 해결할 수 있고 투약, 보관, 운송 등 여러 면에서 편리해서다. 글로벌 제약사는 한발 앞서 임상 막바지 단계에 있고 국내 기업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외 제약사가 먹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GLP-1) 비만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는 일찌감치 먹는 비만약 연구에 돌입해 성과가 나오고 있다.
최초의 GLP-1 비만치료제를 개발한 노보노디스크는 이미 제2형 당뇨병을 적응증으로 먹는 GLP-1 치료제 리벨서스를 판매 중이다. 이를 먹는 비만약으로 확장하기 위해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임상 3상 중이다. 일라이릴리도 오르포글리프론을 주성분으로 하는 GLP-1 먹는 비만치료제 임상 3상을 하고 있다.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도 먹는 비만약을 개발하고 있다.
국내 기업도 글로벌 빅파마를 쫓기 위해 먹는 비만약 개발에 한창이다.
일동제약은 제2형 당뇨와 비만을 겨냥한 GLP-1 계열의 먹는 비만치료제 ‘ID110521156’의 임상 1상 중이다. 이 물질은 GLP-1 호르몬과 같은 기능을 갖는 저분자 화합물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펩타이드와 같은 생물학적 제제보다 구조상으로 안정적이며 혈중 반감기가 긴 것이 특징이다. 앞서 질환 동물모델을 이용한 효능평가와 독성 평가에서 인슐린 분비 및 혈당 조절 관련 유효성과 동일 계열의 경쟁 약물 대비 우수한 안전성 등을 확인한 바 있다.
디앤디파마텍은 미국 제약사 멧세라와 손잡고 먹는 비만약(DD02S, DD03)을 개발 중이다. 핵심 기술은 GLP-1 자체의 효능과 안정성을 최적화할 수 있는 펩타이드 맞춤 설계와 경구 흡수율,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경구화 플랫폼 기술 오랄링크(ORALINK)다.
오랄링크는 비타민 수용체를 통해 약의 흡수율을 높이고, 반감기를 증대시켰다는 특징이 있다. 회사에 따르면 이 기술로 유일한 경구용 GLP-1 제품인 리벨서스 대비 10배 이상의 경구 흡수율(5%)을 나타냈다. 올해와 내년 미국에서 각각 DD02S, DD03 임상 1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디엑스앤브이엑스도 먹는 비만치료제 개발을 위한 비임상 시험용 후보물질을 발굴 중이다. 현재 후보물질의 활성 및 효력 시험 등 전임상 시험 준비는 물론 자체 물질 특허 출원도 준비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먹는 비만약의 성공을 위해서는 낮은 생체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고 조언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비만약을 먹었을 때 혈관으로 약 성분이 흡수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양을 먹어야 하는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흡수율과 생체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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